국산 열연價, 2020년 연말 이후 최저 수준
국내 시황 약세·中 가격 하락 등 악조건
철강업계, 시장 질서 세우기 나서
국내 철강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철강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국산 열간압연강판 유통가격이 2020년 연말 이후 최저 수준을 형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7월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70만 원 후반선에서 80만 원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제품 유통가격 추가 하락을 막고 시장 질서를 세우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7월 중하순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전월 대비 2만~3만 원 하락하며 톤당 79만~80만 원 선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가격 하락이 심화하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시황 개선을 전망하기도 했으나, 하반기 시황은 더욱 부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제품 가격 하락과 함께 철강원료 가격도 약세를 거듭하는 분위기다. 7월 초순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달러를 웃돌며 강세를 나타냈으나 7월 중순 이후 1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하절기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강세를 기록했던 원료탄 가격 또한 23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으나 제품 가격 하락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국 철강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향후 국내 시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2020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중국 열연강판 가격이 국산 유통가격을 선행하는 점을 미뤄볼 때, 국내 유통가격의 추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격의 하락은 곧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중국의 감산과 이로 인한 수출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가격 약세가 이어진다면 결국 국내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는 저가 경쟁이 치열해진 부분도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올해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방산업 업황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철강 수요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일례로 상반기 국산 열연강판 판매량은(수출 포함) 전년 대비 5.2%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재고를 무작정 쌓아둘 순 없을 것”이라며 “줄어든 수요로 가격 하락이 심화한 상황에서 저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제조업계는 열연강판 유통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8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3만 원 인상하는 한편 불공정 판매 행위 근절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