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주권’, 해결책은 어디에?

‘소재 주권’, 해결책은 어디에?

  • 철강
  • 승인 2024.07.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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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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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초토화됐다. 국내 범용 철강재 시장 이야기다. 열간압연강판과 후판, 건설용 철강재인 철근 시장은 침체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줄어든 철강 수요 탓에 가격은 뒷걸음질하고 있으며, 제조업계는 가격 올리기에 혈안이지만 시장은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낮은 가격을 무기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산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범용재 시장의 중국산 잠식은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품질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가격도 저렴하다면 굳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국산을 선택하지 않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더욱이 범용 철강재의 경우 특정 사물의 디자인적 요소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소재 자체가 대중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 국산 제품이 갖는 메리트 자체가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자와 만난 철강업계 관계자는 “흔히 얘기하는 ‘막쓰는 물건’에 더해, 밖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면 국산과 중국산의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라며 “품질 또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 가격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그 누구라도 더욱 저렴한 상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과 같이 고부가가치를 지닌 철강재가 아니라면, 모든 것이 열린 시장에서 중국산과 경쟁해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열연강판과 후판 등 범용 철강재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범용 철강재는 국내 모든 산업에서 기초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건설을 비롯해 자동차, 기계, 선박 등 범용 철강재가 사용되지 않는 산업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소재 주권’을 잃는다면,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현시대에서 생존에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하다. 결국 철강업계가 기댈 곳은 제도다. 범용 철강재가 단순히 철강재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국가 산업 전체의 기반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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