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

  • 철강
  • 승인 2024.08.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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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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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지닌 세계적 석학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으로 총, 균, 쇠를 꼽았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그의 대표작 ‘총, 균, 쇠’는 199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43개 언어로 번역되어 수백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총’의 힘을 체감하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균’의 파급력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쇠’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고고학에서의 시대 구분은 석기시대(Stone Age), 청동기시대(Bronze Age), 철기시대(Iron Age)로 나뉜다. 철은 청동기를 잇는 새로운 금속기로 인류가 도시나 국가를 형성한 문명단계에 들어서면서 등장했는데, 모든 구조용 재료의 90% 이상이 철을 기본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현대사회도 분명 철기시대인 셈이다.

인류가 철을 최초로 이용한 것은 기원전 4,000년 경으로 추정되고, 본격적으로 철을 만들어 사용한 것은 기원전 1450년경 히타이트 제국에서였다. 히타이트제국이 멸망한 뒤 철은 급속히 사방으로 퍼졌고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300년경부터를 철기시대로 보고 있다. 

이후 철은 인류에게 가장 우수하고 유익하게 사용된 소재다. 현대에서는 철의 우수한 성질과 함께 원료가 풍부하고 비교적 쉽게 대량생산 할 수 있어서 모든 산업의 기초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철의 생산량과 소비량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 철강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놓여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철강산업의 친환경화, 탄소중립 이슈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모두 철강 생산량은 줄이지 않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시키기 위한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누가 먼저 이 기술을 완성할 것인가에 따라 각국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특히 유수한 철강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수소환원제철이나 산화물 전기분해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산업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2050탄소중립 목표가 제시되었고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숙명이기도 하다.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철강 탈탄소화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린 수소를 사용한 철강 탈탄소화 연구가 빠르게 진행 중인데, 그린 수소는 막대한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밀어부치는 것은 역내 청정에너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탄소장벽 조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재생에너지 관련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일본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23.7%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성 문제로 화석에너지, 핵에너지 비중이 높아 9.2%에 불과하다. 중국도 화석에너지 발전비중이 높지만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국이라는 잠재성을 무시할 수 없다.

혁신적인 그린스틸 기술 개발에 앞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당연히 정부의 전력정책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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