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7번째 민족으로 살고 싶은가

중국의 57번째 민족으로 살고 싶은가

  • 철강
  • 승인 2024.08.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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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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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철강 가격에 맞춰주는 포스코랑 현대제철만 무너질 것 같냐.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닐 텐데. 우리 다음은 리롤러사, 2˙3차 산업이 와르르...”

고로사 반덤핑 제소 검토는 리롤러사의 ‘소재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기사를 본 취재원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사석 자리였기에 “국가 산업 위기는 과대망상이에요. 가격 정책을 실패하신거 잖아요. 국내 철강업계에서 제일 부자인데 마진을 좀 줄이세요 그럼”이라고 되받아쳤다. 오래된 인연이 아니었다면 그날 손절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이 아니다. 월간 철강 수입 데이터가 올림픽급 신기록을 세우고 있고, 중국산 대응해 보겠다고 덜 만든 비정품 열연 제품들이 우리 철강 시장에 대량 공급되고 있는 것을 보니 착잡해졌다.

한중 열연 제조원가를 알고부터는 확신이 들었다. 알아보니, 중국은 톤당 3700위안(약 71만 원), 우리나라는 정품 기준 75~76만 원 수준이다. 

한국의 제조원가가 더 높으니 더 얘기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중국인이다.

인건비부터 따져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인기 폭발인 안펑강철의 직원 평균 연봉은 14만 위안(약 2687만 원)정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9000만 원정도인데 3배 이상이 차이가난다. 전기료는 어떤가. 산업용 kWh(킬로와트시)당 한국은 153원, 중국이 0.55위안(약 106원)으로 44%가량 더 저렴하다.

원가 구조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중국 수준의 가격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중국 한국성 철강시에 살아야한다. 

철강 식민화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두 고로사가 중국산 가격 대응에 백기를 든 다음 가동 중단을 선언해버리면 그땐 늦는다. 소재사가 무너진 후 2·3차 산업에서 연쇄 파국이 일어날 것이다. 중국산 옷걸이와 컨테이너 완제품이 국내 철강 원소재보다도 싸서 국내의 많은 생산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중국의 57번째 소수 민족으로 살고 싶은가. 철강강국 한국에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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