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10곳과 함께 정부 연구과제 전체 주관기업 선정…183.6억 원 지원 받아 54개월 간 연구 진행
수소환원 기술과 순환자원 활용해 고순도 황산니켈 제조 공정 개발 목표
고려아연 "주요국 탄소 규제에 적극 대응하고, ESG경영 통한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국내외 산·학·연과 손잡고 리사이클링 원료와 저탄소 공정을 접목해 친환경 ‘고순도 황산니켈’을 제조하는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고순도 황산니켈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해당 공정 개발에 성공하면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의 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2024년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에 산·학·연 10곳과 함께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으며,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지난달 30일 해비치제주에서 고려아연이 주관하고 한국배터리연구조합(KORBA)이 주최하는 ‘킥오프(Kick-off) 회의’도 가졌다.
이번 과제명은 '저순도 니켈 산화광 및 순환자원으로부터 탄소저감 정련 공정을 활용한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 원료 소재 제조 기술개발'이다. 정부지원 연구개발비는 총 183억6,000만원이며(기관부담 연구개발비 포함시 239억8,000만원), 연구기간은 총 54개월로 오는 2028년 12월까지다.
고려아연이 주관하는 이번 과제에는 ▲에스와이플랜택 ▲에스쓰리알 ▲메탈젠텍 ▲에이치브이엠 ▲새빗켐 ▲에스엔엔씨 등 6곳의 기업이 함께 한다. 연구소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등 3곳, 대학은 강원대 1곳이 참여한다.
이번 과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EU의 배터리 규정 강화와 공급망 실사 제도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전 과정에 대한 ESG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저탄소’와 ‘공정 부산물 발생 저감 및 재활용성 향상’ 등 친환경 니켈 가공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고품위 황화광물에서 제조되는 기존 니켈은 자원 고갈과 사용 가능한 자원의 개발 난이도 증가로 관련 비용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 탄소발자국 신고 의무화로 공급망의 탄소배출 관리가 핵심 경쟁요인으로 부각되면서 대량의 CO2를 배출하는 탄소환원공정을 대체하는 니켈 정∙제련 기술개발도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ESG경영을 강조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역시 이차전지 소재사업에서 친환경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번 과제의 구체적인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니켈 산화광 '사프로라이트(saprolite, 암석의 풍화 등으로 생성된 모재층)'로부터 수소환원 기술을 활용해 니켈 원료를 제조하고, 다시 수소환원 니켈로부터 이차전지용 고순도 황산니켈을 제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정 과정에서 부산물과 온실가스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는 니켈을 함유한 순환자원을 활용해 이차전지용 고순도 황산니켈을 만드는 재자원화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여기서 활용하는 순환자원은 도금 슬러지와 혼합폐수 슬러지, 이차전지 제조·재활용 때 발생하는 부산물 등이다.
고려아연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과제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니켈 제련 부문에서 탄소배출 저감형 공정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며 “이를 통해 주요 국가의 탄소 규제에 적극 대응하고 자원순환에 기반한 ESG 경영을 실천해 순환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번 과제의 경제성 확보에도 초점을 맞춰 참여 기업이나 해당 기술을 원하는 기업들이 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필요시 후속 사업을 통해 신공정에 기반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