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계 CO2 압축기와 터빈 이용한 100kWe 전력 생산 성능 시험 국내 최초로 성공
물을 끓여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증기 발전 시스템'은 대표적인 발전(發電) 시스템이다. 증기 발전 시스템보다 더 높은 열효율을 얻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높은 열효율과 경제성을 지닌 발전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화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은 차세대 고효율 발전 시스템으로 평가받는 ‘초임계 이산화탄소(CO2) 발전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초임계 CO2 압축기와 터빈을 이용한 100kWe 전력 생산 성능 시험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초임계 상태인 CO2로 압축기와 터빈을 구동해 전기를 생산한다. 압축기에서는 유체(CO2)를 저압에서 고압으로 압축하고 유체가 시스템 내부에서 순환하도록 만든다. 고압의 유체는 터빈으로 흘러 들어가 내부 날개를 회전시키고, 그 힘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연구원은 지난 2020년 초임계 CO2 발전 시스템의 핵심 장치인 압축기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터빈 개발을 완료하고 100kWe의 전력 생산에 성공했다.
터빈은 회전축과 축의 끝에 결합해 에너지를 만드는 회전체(날개), 축을 지지하는 베어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원은 양흡입 양배출(Two way suction, Two way discharge) 터빈 시스템을 고안했는데, 이산화탄소가 오가는 터빈의 입구와 출구를 대칭 형태로 두 개씩 만들고, 회전체 또한 축의 양 끝에 배치하여 한쪽으로 힘이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맞췄다. 그 결과, 4만 RPM의 고속 회전 상태에서도 축과 회전체의 제어가 용이하게 되어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
어떤 순수 물질이 초임계 상태에 이르면 액체와 기체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 따라서 초임계 CO2는 초임계의 시작인 임계점 부근에서 액체처럼 밀도가 높아 압축에 용이하다. 고온의 초임계 상태에서는 기체처럼 점성이 낮아 마찰이 적고, 기계 내부에서 팽창이 자유로워 발전 시스템에서 매우 효율적인 유체로 평가받는다.
CO2의 임계점은 31℃, 7.38MPa(메가파스칼)이다. 물의 임계점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하며, 비용이 저렴하고 구하기가 쉽다. 또한 기체 특성상 기계 부식이 덜한 장점이 있어 초임계 발전 시스템에 적합하다.
초임계 CO2 발전 시스템은 기존 발전 시스템 대비 고온에서 높은 열효율을 가지며, 1/10 크기의 간단한 구성으로 기기의 소형화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한 태양열, 고온 연료 전지, 핵융합, 차세대 원자로, 엔진 배기열, 가스 터빈 배기열, 석탄 화력 등과 같은 다양한 열원으로 장치를 구동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원은 4개 기관 컨소시엄(한국원자력연구원, ㈜진솔터보기계, 카이스트, 포항공과대학교)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은 민군협력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의 ‘수상함 배기열 회수 초임계 CO2 발전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해 이번 성과를 달성했다.
한편, 미국은 최근 U.S. DOE 주관 하에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10MWe급 ‘스텝 프로젝트(STEP Demo, the Supercritical Transformational Electric Power Project)’를 추진하는 등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시스템의 기술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진영 선진원자로연구소장은 “이번 초임계 CO2 발전 시스템을 이용한 전력 생산의 성공은 향후 차세대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의 동력변환계통 적용을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이다”며 “본 연구의 최종 목표인 총 전기 출력 500kW 생산을 올해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