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I그룹 투자유치 이후 실적개선…상반기 영업이익률 12.5% 기록
대한조선 수주잔량 약 30척, 26억 달러 규모…3년치 일감 확보
중대형 탱커선 글로벌 강자로 올라선 대한조선이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선다. IPO 목표 시점은 2025년 하반기로 예상되며 현재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최근 조선업계 IPO에 강점을 지닌 국내 주요 증권사와 접촉하는 등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한조선은 오는 9월 말까지 상장 주관사 선정 및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 신청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중형 조선사를 대표하는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한다면 2025년 가장 큰 규모의 빅딜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조선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주요 조선사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약 50% 상승했으며,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조선의 실적도 창사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회사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조선업 호황 시기에서도 단연 눈에 띌 정도”라고 평가했다.
대한조선은 지난 2022년 9월, KHI그룹의 투자유치 이후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전략과 마케팅에 따른 선가 상승으로 실적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조선이 주력으로 건조하는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과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의 선가는 2022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2024년 상반기까지 약 40~50% 올랐다.
2024년 올해 대한조선 상반기 매출액은 약 4,6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2.5%를 기록했다. 대한조선은 KHI그룹의 투자유치 이전인 지난 2022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33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영업이익은 579억 원을 나타냈다.
업계관계자는 “대한조선은 1개 도크에서 연간 최대 12척의 선박 건조가 가능하고, 또한 선박 블록을 외주제작 없이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설비 및 건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외주제작에 따른 인플레이션 통제가 가능해 원가관리에 효율적인 장점이 있어 대형 조선사 대비 빠른 흑자 전환과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투자유치 이후 KHI그룹 김광호 회장이 야드에서 관리 혁신을 통해 각종 비효율을 제거했고, 하루에도 두어 차례 건조 중인 선박을 직접 승선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현장경영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쇄신한 것도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이후로는 관리부문 대표이사직도 맡으면서 현장에서 책임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한편, 견조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대한조선의 실적개선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조선은 2024년 8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약 30척, 26억 달러 규모로 3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했다”라며 “2027년까지 더 높은 수준의 실적개선이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조선이 올해 수주한 13척의 신규 수주 선박은 모두 수에즈막스급의 친환경 사양 선박이다. 특히 2024년 상반기에는 고부가가치선인 셔틀탱커 3척을 수주하는 등 중국조선소의 저가 공세에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수주실적을 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