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신흥국 중심 생산용량 확대, 신흥국 과잉 생산·무역 갈등 해소 필요”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중국의 밀어내기 철강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인도와 아세안, 중동 등 신흥국들의 철강 생산용량 확대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철강 과잉 생산능력 해결이 글로벌 철강시장 회복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학자이자 정책 분석가인 루치아노 지우아(Luciano Giua)는 “철강산업이 건설 및 제조업, 건설, 그리고 국가 방위와 안보에서 널리 사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매우 많은 사람들의 고용에 필수적이다. 이것이 주요국 정부가 철강에 그토록 중요성을 두는 이유이며 이 산업이 보호무역 정책에 특히 취약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는 많은 신흥국 철강업체들이 비효율적인 과잉 생산을 주도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량에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OECD는 세계 철강시장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담된 세 기관, 즉 철강 과잉 생산 능력에 대한 글로벌 포럼(GFSEC), OECD 철강위원회, 기후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지우아 박사는 “세계 철강 생산능력과 세계 철강 수요 간의 격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격차는 2023년에 5억5,100만 톤에 달했고 2024~2026년에는 약 6억3,000만 톤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럽의 철강 수요는 감소했으며, 여전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충격, 홍해지역 긴장에 따른 물류대란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철강 수요는 감소한 반면 세계 철강 수요는 2023년 전년 대비 1.1% 감소했지만 2024년에는 전년 대비 1.7%, 2025년에는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우아 박사는 “세계 철강시장의 과잉 생산능력의 가장 큰 원인은 자국 철강산업의 확장에만 주력해 온 중국 정부와 마진 압박에도 상당한 정부 보조금을 받는 중국 철강업계”라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철강업체들은 사기업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보조금을 받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및 수출 가격 하락에도 채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우아 박사는 “세계 철강업계에서 과잉 생산능력이 주요 이슈가 됐던 2014~2015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현재는 팬데믹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 러-우 전쟁 및 이-팔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과잉 생산능력이 발생하고 있으며, 인도와 아세안 등 철강 생산용량 확대를 주도하는 신흥국들에서는 석탄 기반 고로(BF/BOF) 생산능력이 전기아크로(EAF) 생산능력보다도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FSEC와 OECD철강위원회는 회원국 및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여 철강 과잉 생산능력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인도와 아세안 등 신흥국들의 과잉 생산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신흥국들과 선진국들 간의 무역 마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