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선임의 건, 집행임원제 도입 위한 정관 개정 발의
이사회 장악 시도…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2인 추천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지난 28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면서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공개매수를 통해 의결권 지분 5.34%를 추가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장씨와 최씨 가문 지분들이 다수의 개인들에게 분산돼 있어 더 이상 어느 주주 한 명이 회사를 책임경영할 수 없다는 점과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의한 바와 같아 현 이사회가 철저하게 무력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MBK파트너스는 집행임원제도가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결정된 사항의 집행, 집행에 대한 감독 권한이 모두 이사회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고려아연 지배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하는데 필요하다고 봤다.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이 MBK의 설명이다.
MBK 관계자는 "MBK와 영풍,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주주들은 경영진에서 물러나 이사회까지만 참여하고, 회사의 경영은 집행임원들이 실행하도록 함으로써 이사회 의장이면서 실질적인 CEO인 최 회장 체제 하에서 자행되던 거버넌스 훼손과 이사회 무력화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개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정상화를 위해 사외이사 1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새롭게 선임하고자 하는 안건도 상정했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권광석(전 우리은행장) △김명준(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변호사,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김재섭(DN솔루션즈 부회장, 상근고문) △변현철(변호사,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포스코 석좌교수, 금속공학) △윤석헌(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변호사,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정창화(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변호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 해양경찰청장 직급)(가나다순)을 추천했으며,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강성두 (주)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추천됐다.
MBK 관계자는 “소재산업은 물론 법조, 금융, 기업 경영과 거버넌스, 안전관리 분야까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모셔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