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트럼프 1기 때 만들어진 ‘쿼터제’ 저율 관세 물량 축소 가능성에 강한 우려
안덕근 산업부 장관 “업계의 쿼터제 우려 잘 알아, 업계와 정부 원팀으로 해결책 찾을 것”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한국 철강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업계와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간담회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철강업계는 쿼터제의 현상 유지 등을 요청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철강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포스코 이시우 사장, 현대제철 서강현 사장, 세아홀딩스 양영주 대표, KG스틸 박성희 사장, 동국씨엠 박상훈 대표, 넥스틸 홍성만 사장, TCC스틸 손기영 사장, 한국철강협회 이경호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도 안 장관 외에도 산업정책실장과 통상차관보, 산업공급망정책관 등 담당자가 첨석했다. 아울러 유관기관 전문가로 권남훈 산업연구원장과 박현성 포스코경영원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2017년~2021년), 국내 철강산업은 미국 무역법 232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 측과 철강 쿼터제(2018년 시행)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국산 철강재는 현재도 대미(對美) 수출 시, 연간 263만 톤 수준에서는 고율 관세를 면제(저관세)받고 그 이상의 물량은 25%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안덕근 장관은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철강 산업은 2018년 쿼터제 도입이라는 큰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 보니 미국 신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업계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철강 업계와 정부가 '원팀'이 되어 철저히 준비한다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안 장관은 “산업부는 미국 신정부 정책이 한국 철강산업의 이익과 부합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 철강산업이 자동차, 조선 등 미국의 전방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해 한미 철강산업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 철강업계 참석자들은 “철강 산업의 경우 판재류, 강관류 등 세부 품목별로 미국의 정책 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다르므로 정부와 업계가 민관 협의체를 구축해 현지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크다”라며 정부와 시나리오별 면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일부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더욱 강한 보편적 철강 장벽이 세워질 것이라며 쿼터량 축소, 철강 관세율 상승 등을 크게 우려했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 상원 의원 일부가 한국 정부에 쿼터제 임의 축소를 요청한 것으로 업계 내에서 알려진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강경파인 트럼프의 재선으로 업계의 우려가 실제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부에선 최소한 현재 수준의 쿼터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 서강현 사장은 간담회 직전 “미국 현지에서는 철강 수출 쿼터를 줄이려는 시도도 있을 텐데, 쿼터를 잘 유지해달라고 정부에 전달하고 싶다”며 “(미국 측에도) 현대차가 미국에 신공장까지 지어서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 현지 투자를 어필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덕근 장관은 “2018년처럼 미·중 무역 갈등이 재현될 경우를 대비해 그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라며 “국은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으며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는 우리가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