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부담 상당 73%, 고용불안 및 이직 고민 60%”
사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크다는 의견은 96%에 육박
고려아연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풍-MBK측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임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2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닷새간 본사 임직원 약 2천명을 상대로 온라인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임직원 중 60%인 1175명이 설문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 문항은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요인 기본형 측정도구를 참고해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이해도와 업무량 증가 수준, 직/간접적 피로도와 스트레스, 업무 몰입 및 고용의 불안정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총 18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설문 결과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과 조직 및 구성원에 대한 제언 등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먼저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에서는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 및 우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이 72.8%(855명)로 집계됐다.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59.6%(700명)에 달했다.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76.2%인 895명이 매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56.3%(661명)는 업무 몰입이 저하되고 있다고 답했다. 조직 내부의 불안감 증대와 어수선한 분위기, 언론 노출에 따른 주변의 우려 증가 등이 원인이며, 일상생활에서도 걱정과 불안을 느낀다는 사람이 무려 62.6%(736명)에 달했다.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쟁이 회사의 사업과 운영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인원은 96%로 나타났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응답자의 88%를 넘었다.
고려아연 내 다수의 임직원들이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려를 보인 가운데, 고려아연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국가기간산업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에 주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복 응답 방식으로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다양한 방안도 제시됐다. 먼저, 응답자의 88.5%는 업무동기부여와 사기진작을 위해 보상 및 복리후생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적대적M&A관련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소통도 강화해 달라는 주문이 80.2%에 달했다.
조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회사의 미래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 등을 지속적으로 전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66.2%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의 53.6%는 임직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사내 행복프로그램(이벤트) 등을 실시해 일터의 만족감을 높이자는 의견을 냈다. 기타 의견으로는 심리상담과 조직활성화 프로그램 강화 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