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침체에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자구책 마련
中 저가 밀어내기에 반덤핑 제소 등도 주요 뉴스
2024년은 경기 악화로 인한 연관수요 감소와 수입 철강재 증가로 철강업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 해였다. 주요 철강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으나, 구조적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생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맞물려 철강 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실적 악화와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철강업계의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중국의 저가 공세, 수익성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보류되거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1. 불황 앞에 장사 없다...철강업계 구조조정 초강수
포스코그룹은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 구조 개편의 하나로 중국 포스코장가항불수강(이하 장가항) 제철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장인화 회장 출범 이후 포스코그룹은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략 미부합, 저수익 사업, 불용 자산 등 120개의 구조 개편 계획을 알렸다. 이후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저수익사업 55개, 비핵심자산 70개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장가항 제철소 매각 검토 또한 저수익사업 및 비핵심자산에 대한 구조 개편으로 포스코그룹은 자산 효율성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장쑤성 장가항시 연강경제개발구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장가항STS는 지난 1997년 2월에 설립됐다. 포스코와 강소사강그룹의 공동투자로 건설한 스테인리스스틸 전문 생산법인이다. 설립 초기 STS 냉연강판만 생산했지만 추가 투자를 통해 지난 2006년에 제강, 열간압연, 냉간압연을 생산하는 전용부두를 갖춘 STS 일관제철소로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자 규모가 커지는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8,010억 원이지만 영업손실은 29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총 1,6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장가항STS의 지분 구조는 포스코홀딩스 58.6%, 포스코차이나 23.9%를 보유한 가운데 남은 17.5%는 중국 사강그룹이 갖고 있다.
장가항 외 다른 해외법인 개편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장가항STS와 함께 중국 내 또 다른 STS 제조법인인 청도포항불수강(청도STS)도 매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어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봉형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셧다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11월 13일 포항 2공장 셧다운을 결정하고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12월 3일에는 포항2공장 휴업 지침을 철회하고 노조 측에 협의를 재요청했다. 지난 11월 25일부터 무기한 유급 휴업에 들어갔다. 휴업 기간 급여의 70%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2공장 셧다운 결정은 시황 악화에 따른 저조한 가동률이 원인이란 설명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인천공장에 이은 국내 주요 봉형강 생산거점 중 하나로 대부분 H형강을 생산한다.
2. ‘中 저가 밀어내기’ 더 이상은 안된다…후판, 열연, STS 반덤핑 제소
현대제철이 중국·일본에서 밀려드는 저가 제품으로 경영이 악화하자 반덤핑 제소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12월 19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신청해 무역위 조사가 시작된 데 이어 5개월 만에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 카드를 꺼낸 것이다.
국내 양대 고로(용광로) 운용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자국 건설 경기 침체로 소화되지 못한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한국으로 밀어내고,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춘 일본산 제품이 속속 수입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톤으로, 이 가운데 중국산과 일본산이 각각 153만톤, 177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96.2%를 차지한다. 열연강판은 그 자체로도 사용되지만, 후공정을 통해 자동차용 강판, 강관재, 건축자재 등으로 만들어져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국내산보다 가격이 최대 30%가량 낮은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물량 공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반덤핑 조사 신청을 검토해왔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3월 중국산 스테인리스(STS)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연장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포스코는 2020년 6월 중국산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청했었다. 중국산 철강이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국내에 유입돼 판매량 감소로 피해를 봤다는 건데, 현재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중국산 스테인리스강에 최대 24.8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3. 美 트럼프2.0 출범 임박…글로벌 통상·무역규제 심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5일(현지시간)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공화당의 재집권이 결정됨에 따라 글로벌 경제 및 철강·비철금속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의 결정적인 지역구로 꼽히는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를 중심으로 트럼프 정부가 철강산업 살리기에 나서면 우리나라의 철강 수출 쿼터가 줄어들 수 있고,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폐기될 수 있어 자동차 수출 길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는 유세 과정에서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까지 인상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로 대응책 마련해 왔고, 산업분야에서는 철강 수출 쿼터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하여 산업통상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부는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인해 한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지정되는 최악의 경우도 산정하여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주요 철강업체들도 현재 대미 철강 수출이 대부분 쿼터가 정해져 있고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반덤핑, 상계관세, 무역확장법 232조 등의 조치가 취해져 있어 철강과 관련한 미국의 통상정책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조금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들은 향후 미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현재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향후 과격한 중국산 철강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할 경우, 중국 철강제품이 미국을 제외한 시장으로 헐값에 유입될 수 있어 해외시장에서의 경쟁 과열과 국내 시장 유입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비철금속 업계는 내년부터 수출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철금속협회 관계자는 “주요 품목 가운데 전기동과 아연, 연 등은 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알루미늄은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알루미늄은 현재 관세 10%를 내고 있는데 트럼프가 관세를 20%까지 부과할 수도 있다. 수출이 여의치 않으면 지금까지는 일부 환급을 받고 있지만 환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4. 결국은 ‘철강맨’…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 이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지난 3월 21일 공식 취임했다. 장 회장은 포항에서 취임식을 갖고 소재의 혁신을 선도하는 포스코그룹 본연의 역할을 되새기며 신뢰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시했다.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 방향은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 경영체제 구축으로 정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받았던 자랑스러운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완수하기 위해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철강사업의 초격차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이차전지소재사업은 시장가치에 부합하는 본원 경쟁력을 갖춰 확실한 성장엔진으로 육성하는 한편, 사업회사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만들어 직원들이 과감하게 도전하고 성취를 통해 자긍심을 느끼는 포스코그룹이 되도록 하겠다며 취임 후 100일 동안 그룹의 주요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과 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의 혁신과 이해관계자가 수긍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는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원칙과 신뢰에 기반해 상생을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회장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포스코그룹이 진정한 의미의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라고 밝히고,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핵심가치로 소통과 화합의 토대가 되는 신뢰를 제시했다.
5. 고려아연-영풍·MBK 경영권 분쟁 내달 승부난다
고려아연은 12월 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내년 1월 23일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이 이날 주총 표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짓기 위한 주주확정 기준일(주주명부 폐쇄일)은 이달 20일이다.
3일 이사회에서는 MBK파트너스·영풍이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의 건’과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 등 2가지 안건이 논의됐다.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개최와 관련해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진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과다 겸직 문제 등 일부 인사들에 대한 보완 자료를 요청하는 등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논의를 지속해 왔다.
또한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신청 관련 심문에서도 임시 주주총회 개최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 일정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MBK·영풍은 주총 안건으로 이사 14명 추가 선임과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방안과 해외 투자자·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와 기업설명(IR) 전담 사외이사 임명 등을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MoM 제도를 정관에 도입하는 안과 분기 배당과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 결정을 통해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내세울 임시주총 안건은 다음 이사회에서 확정 지을 예정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인사가 12명, MBK·영풍 측 장형진 고문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주총에서 이사 14명 추가 선임안이 가결되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에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이달 20일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까지 장내 추가 매수 대결과 함께 기존 주주들에 대한 지지 호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6. 건설사 '4월 연쇄부도설'에 발칵…봉형강 업계 반응은?
올해 17개 건설사가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이른바 '찌라시'가 퍼지면서 봉형강 제강사들도 위기감을 느꼈다. 지난해 말 중견 태영건설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자 철강업계에서도 '혹시'하는 우려가 아직까지 유효한 분위기다.
건설산업과 가장 밀접한 봉형강 제강사들은 이 같은 위기의식에 동조하고 있으나 전면적인 신용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 제강사들은 이미 올 상반기 예견된 침체 상황 속에서 뚜렷한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금조달 시장 불안이 연일 고조되면서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기성 회수 여부는 추가로 면밀히 살핀다는 방침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철근 수요는 58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급감했다. 앞서 상반기(-21.2%) 대비 감소폭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20% 가까이 급감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분기별 수요는 195만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올해 총수요는 780만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요가 967만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약 180만톤(19%)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건설경기 침체에 철근 예측 수요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제강사들이 예측한 올해 철근 총수요는 900만톤대 초반으로 최악의 경우에도 900만톤 선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으나 이미 700만톤 후반대까지 가시권에 들어온 모습이다.
이마저도 올 4분기 수요가 1~3분기와 같다는 가정인데, 좀처럼 수요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 총수요는 700만톤 중반대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퍼지고 있다.
7. 동국씨엠, 아주스틸 인수…컬러강판 '규모의 경제' 실현
동국제강그룹 냉연철강사업회사 동국씨엠이 아주스틸을 인수했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를 통해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규모 컬러강판 회사로 자리매김한다. 동국씨엠은 분할 후 첫 M&A를 ‘컬러강판’ 분야로 결정하며 럭스틸(Luxteel)·앱스틸(Appsteel)로 대표되는 컬러강판 사업에서의 성장 의지를 표명했다.
동국씨엠은 컬러강판 내수 시장 성장 둔화 속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으며, 동종 업계와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 기반을 마련하고, 핵심 사업에서 시너지를 얻고자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최대주주 보유 지분(구주) 42.5%를 785억원에 인수하고,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 862만 690주를 500억원에 인수, 총 1285억원으로 아주스틸 지분 56.6%를 확보한다. 동국씨엠은 연내 기업 실사-본계약-기업 결합 승인을 득한 후 아주스틸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인수를 통해 동국씨엠은 중장기 전략 ‘DK컬러 비전 2030’ 달성에 가까워진다. 기업 결합으로 동국씨엠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은 29.7%에서 34.4%까지 늘어나며, 양강 체제였던 시장에서 주도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최근 3년간 수출에 주력하며 소폭 감소했던 내수 시장 점유율도 다시 1위로 올라선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 인수로 ▲생산 원가 절감 ▲원·부재료 통합 구매를 통한 구매력 강화 ▲가용 자금을 활용한 재무 안정화 ▲폴란드·멕시코 등 수출 기회 확장 ▲방화문·엘리베이터 도어 등 컬러강판 B2C 사업 역량 강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8. 존폐 기로 놓였던 철강자원협회 황호정호 출범
한국철강자원협회가 지난 12월 5일 KTX 천안아산역사 내 CA웨딩컨벤션에서 '제34주년 창립기념식'과 '제12대 회장단 이취임식'을 동시 개최했다. 황호정 신임 협회장은 협회가 존폐 위기까지 몰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회장직을 수락했다.
앞서 협회는 임순태 전 회장 임기 만료에 따라 신임 회장단 구성을 위해 지난 2월 제34차 정기총회를 개최했으나, 저조한 회원사 참여에 선출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회장단과 청장년분과위원회에서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논의를 통해 8월부터 신임 회장 후보 물색에 나섰으며, 마침내 9월 황호정 인동스틸 대표를 협회장으로 내정했다. 이와 함께 제12대 집행부 발표로 이어졌다. 협회 활성화를 위해 기존 직능부회장제를 폐지하고 전국을 5개 지부로 나눠 지역별 부회장 및 이사를 선출했다.
협회 사무국 기능도 강화했다. 신임 집행부 출범과 동시에 협회는 회원사 접근성과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사무국을 기존 서울 역삼동에서 천안아산으로 이전했다.
9.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 예타 선정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는 11월 28일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2024년 제8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2024년 3차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대상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일반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2개 사업 중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 사업(산업통상자원부)’은 세계 최초로 분광 수소 유동 환원로 기반 30만 톤급 수소환원제철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분광 수소 유동환원 제철 기술은 철광석과 환원제(코크스)를 고로에 투입하는 대신, 가루 형태 분철광석과 환원제(수소)를 유동환원로에 투입해 환원시킨 후 아래로 흘려보내는 과정을 여러 번 진행하는 방식의 제철 기술을 말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공정 대비 탄소 배출량을 95% 이상 감축할 수 있는 기술로, 전략적 중요성과 국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받아 2024년 2월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
우리나라 탄소 다배출 산업 1위가 철강산업인 상황에서 2050년에 탄소중립 달성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업임을 인정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는 8,849억6천만 원(국고 3,386억5천만 원, 민자 5,463억1천만 원)으로 사업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 사업과 범부처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등 선정된 8개 사업은 약 7개월에 걸쳐 예타 조사를 받고,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11월 28일 진행된 위원회에서는 예타 사업의 계획변경을 위한 특정평가(이하, ‘계획변경 특정평가’) 제도개선방안이 의결됐다. 지난해 11월, 예타를 통과한 연구개발 사업들이 특정평가를 통해 계획을 변경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였으나, 대상이 협소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제도 활용이 어렵다는 현장의 의견이 있었다.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예타 시 고려하지 못한 요소의 변동이 발생한 사업이라면 모두 계획변경 특정평가 신청이 가능해진다. 연중 수시 접수를 허용하고, 경미한 변경의 경우는 평가 기간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형 연구개발 사업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 불법 구리스크랩 수출에 철퇴…관세청 일제 단속
부산세관이 고가의 동스크랩을 철스크랩으로 위장해 밀수출한 업체 8곳을 적발하고 해당 업체들을 고발했다.
관세청 부산세관본부 조사총괄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수출가격을 실제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방법으로 관세법을 위반했다. 세관 조사에서 해당 업체들이 동스크랩인 것을 알면서도 철스크랩으로 무역서류(면장)를 작성하여 수출로 내보낸 것을 확인했다.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신고를 했어도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는 행위도 밀수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들이 관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귀중한 재활용 원료로 사용되는 동스크랩은 국내 발생량이 부족하지만 오랜 기간 상당한 물량이 중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는 공급부족이 만연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동스크랩은 6만7,043톤에 달하며 2020년 수출의 4배가 넘었다. 이에 대해 국내 스크랩 업계 관계자들은 무자료 현금 거래로 국내에 유통되는 스크랩을 대규모로 사들인 뒤 수출하는 중국계 대상(大商) 등이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러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수 부산세관 주도로 실태 파악이 진행됐고, 2천 톤 이상을 수출한 28개 업체 중에서 의심되는 7곳을 선별해 지난 4월 중 동시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수색 과정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로 향할 밀수출 물량 68톤을 선적 전에 압수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998억 원 상당의 동스크랩 1만3천 톤을 철스크랩이나 작업철로 위장하여 밀수출을 하거나, 4,555억 원 상당의 동스크랩 5만5천 톤을 수출하면서 수출가격은 812억 원으로 낮게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이후 부산세관은 해당사건을 부산지검에 고발해 송치했고, 현재 공공국제범죄수사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후 피의업체가 여러 지역이라 해당 지검에 사건이 이첩되어 각 지방청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국세청에서도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