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과정서 주가조작 의심…사전 취득 정보 악용 가능성도 살펴봐
MBK "사실 아냐…악의적 음해, 근거 없는 낭설일 뿐"
고려아연에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패스트트랙 이첩

금융감독원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 의문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하락한 사건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고려아연의 미공개 컨설팅 정보를 넘겨받은 뒤 관련 정보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악용한 혐의도 있다고 봤다. 

이러한 소식이 8일 오후 늦은 시간에 국내 경제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후 MBK 파트너스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불공정거래를 한 적도,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대한 미공개정보 활용을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에 대해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지도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고려아연의 악의적인 음해이자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8일 일부 매체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영풍·MBK에 대해 자본시장법 제178조 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와 제176조 2항, 3항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찰에 추가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풍·MBK측의 공개매수 마지막날(2024년 10월 14일)에 고려아연 주가가 영풍·MBK가 제안한 공개매수가(83만원)에 근접했던 시점에 의문의 대량매도가 몇 차례 이어지며 주가가 낮아진 의혹이 있다며 고려아연이 진정한 사건이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영풍·MBK측의 공개매수에 근접하는 주가가 형성되면서 세금 등을 제외할 경우 주식시장에서의 매도가 이익이었던 상황에서 주식가격을 살펴본 뒤 매도를 내는 이른바 대규모의 시장가 매도 행위가 이어지며 주가가 갑자기 하락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MBK파트너스가 과거 고려아연의 미공개 컨설팅 정보를 넘겨받은 뒤 관련정보를 적대적 M&A에 악용한 혐의가 있다고도 봤다. MBK는 과거 고려아연에서 정보를 받은 부서와 현재 M&A를 추진하고 있는 부서가 다르고, 부서 간 정보 교류를 차단하는 '차이니즈 월'로 해당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반론해 왔다.

하지만 금감원은 MBK측 설명과 달리 관련 정보를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활용한 정황을 발견해 검찰 수사 의뢰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인수 업무를 맡는 부서와 투자를 담당하는 부서 간에 차이니즈 월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밀유지계약(NDA)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둔 것이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7일 고려아연 경영진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패스스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이첩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면서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개매수신고서의 허위 기재,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양측 모두 불공정거래 혐의가 각각 수사당국으로 넘겨짐에 따라 오는 23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표결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