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내 철강·금속 업계인들이 높은 관세에 우려하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보편관세 부과가 미국 현지 시각 3월 12일 자정부터 발효된다. 정확히는 3월 12일 미국 소재 항구·공항에 도착하는 상품부터 관세 부과가 이뤄진다. 

취재에 따르면 대다수 철강인은 수익성이 좋았던 미국 수출에서 높은 관세 부담으로 인해 가격경쟁력 피해를 볼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응할 틈도 없이 미국이 관세를 빠르게 시행하면서 어느 수준까지 악화될지 모를 수출 실적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다만 일부 철강 업계인들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와 함께, 무관세 물량제한(쿼터제) 폐지가 결정된 것을 ‘기회’로 보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합의된 대미 무관세 철강 쿼터 허용량은 연간 약 263만 톤 수준으로, 대부분이 강관과 자동차·도금·특수강판 등이 차지했다. 특히 상공정 제품보다는 부가가치가 더해지는 하공정 제품들의 배정 비중이 높았고, 과거 수출 실적이 기준이 됐기 때문에 절대적 대미 수출량이 많았던 대기업·중견기업이 쿼터 배정을 많이 받는 구조였다.

이에 품목과 기업에 따라선 연간 쿼터 배정량이 수 톤, 수십 톤에 그쳐 자진 반납하거나 가격대가 좋은 시장임에도 미국향 수출에 집중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왔다. 신규 업체나 쿼터제 이전에 미국 수출이 많지 않았던 업계에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던 규칙이었다. 

관세 부과와 쿼터제 폐지를 ‘기대’하는 이들은 추후 미국 철강 내수 가격이 보편 관세·상호 관세 부과 수준으로 오르면 최종적으로 현지 수입업자가 내는 관세 부담이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발목 잡아 왔던 쿼터제가 폐지되면 3월 12일 이후 조건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좋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 불확실성 및 변칙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거나 섣불리 기대감만 높인 것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트럼프 1기 때도 미국 철강 내수 가격은 임기 초반 강세를 보이다가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2020년에 곤두박질친 사례도 있다. 이에 기대감만으로 단기 수급 규모와 지역 수출 전략, 투자 등을 추진하기보다는 최근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는 미국과 중국 철강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며 장기적 안목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