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 철강수입에 15% 잠정관세 부과
韓, 멕시코와 FTA 협정을 맺지 않아 일반제품 피해 불가피

  갈수록 철강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멕시코에서 강도 높은 수입규제 정책인 세이프가드(Safe Guard)를 결정했다.

  19일 KOTRA에 따르면 지난 7일 멕시코 경제부는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6개월 간 잠정관세 15%를 부과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또한 이와 관련된 일반 수출입 관세법 및 산업진흥프로그램을 개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6개월간 한시적으로 HS CODE 97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멕시코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지난 1~7월에 슬래브, 후판, 냉연, 빌릿, 선재 등의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하자 멕시코 철강업체들이 수입규제를 강하게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들어 1~7월 멕시코의 철강 수입량은 463만7,000톤으로, 미국(170만4,000톤), 한국(80만5,000톤), 일본(56만4,000톤), 중국(53만4,000톤), 캐나다(26만8,000톤) 등으로 5개국의 수입물량이 전체의 83.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미국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0.6% 줄었지만 한국산은 55.2%, 중국산은 7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경제부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가격하락, 사업성 저하, 개발 도상국의 성장정체, 공급과잉 등 여러 부정적 상황에 직면해있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반덤핑 조사, 상계관세 결정, 세이프가드, 특정상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등과 같은 무역구제조치를 채택하도록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은 열연강판 4개 품목과 냉연강판 4개 품목이 잠정관세 대상품목에 포함됐다. 하지만 산업진흥프로그램 개정 내용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으로 대부분 수입되는 철강 제품은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용 강판이 닛산,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회사에서 수출용 자동차에 쓰였을 경우 이 제품의 수량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멕시코 CGL로의 소재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자동차용 소재 외에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WTO 회원국에 대해서 최혜국대우(MFN) 원칙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예외적으로 FTA 체결국 간에는 MFN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FTA 미체결국인 한국은 역차별을 받는 상황에 놓인 것. 일본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했고 미국과 캐나다도 NAFTA로 묶여 있다.하지만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한국과 중국은 최대 수입국이어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멕시코 철강업체인 암사(AMHSA)는 수입이 크게 늘면서 최근 5개월간 철강 가격이 40% 하락해 자사의 생산계획의 20%를 감축하고 투자를 중단했으며 점차적으로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든 원인이 멕시코 철강산업에서 벌어지는 수입제품과의 불공정경쟁 때문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