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 동부 등 GL 제외 시 제품 생산 공정 변경 불가피
컬러강판 업계, GL 원가 더 낮아 “내심 제외되길 기대”
GL 가격, 알루미늄에 의존 "더 비쌌을 때가 많았다"
국토교통부가 내년부터 복합자재 강판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만든 가운데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에 대한 기준이 빠지면서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국토부에서 화재확산방지 차원에서 개정한 법에는 컬러강판에 용융아연도금강판(GI)만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외 아연알루미늄도금강판(GL)이나 삼원계 고내식합금도금강판은 규정이 없어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부터 GL이 컬러강판에 적용돼 왔던 만큼 일부 업체들이 국토부에 법조문 추가를 요청하고 있다. 다만 GL에 대한 법조문 추가를 모든 업체들이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GL과 삼원계 합금도금강판에 대한 규정이 필요한 곳은 동국제강과 포스코 및 포스코강판이다.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은 삼원계 합금도금강판인 포스맥을 컬러강판에 일부 적용하고 있다. 국내 냉연 업계에서는 주로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이 GL을 생산하고 있고 현대제철은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다.
법조문 추가에 대해서는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다. GL을 생산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최근 알루미늄 가격 하락으로 GL 원가가 싸졌기 때문에 내심 추가 개정이 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GL과 GI 가격은 원래 GL이 더 비싸지만 최근 알루미늄 가격하락으로 GL의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알루미늄 가격이 항상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게 해당 업체들 입장이다. 가격이 더 비싸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조금 더 싼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
GL 컬러강판은 현재 동국제강이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강음공장에서 GI 컬러강판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GI는 주로 가전용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면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동국제강 입장이다.
동국제강이나 동부제철이 GL 컬러강판에 대해 적극적인 것은 단순히 원가 이유가 아닌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과 관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은 대부분 GL을 사용하고 있어 수출은 대부분 GL 컬러강판을 사용하고 있다. GL 컬러강판을 생산해야 하는 입장에서 내수 물량을 모두 GI만 생산하게 될 경우 납기 등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애시당초 GL의 상당도금량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록 법 개정 과정에서 GL에 대한 규정이 빠졌지만 실제 처음에는 GI 제곱미터당 180g, GL 상당도금으로 아연과 알루미늄 90g을 업계 합의하에 안건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심의하는 과정에서 GI 규정을 넣는데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GL에 대한 규정이 누락됐지만 사실상 업계가 모여 상호간에 합의한 내용이었다. 해당 업체들 입장에서는 GL이 누락될 경우 모든 생산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하는 애로 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 역시 미래 수요처가 될 수 있는 컬러강판 시장에서 이제 막 발을 담근 포스맥이 제외되는 것을 원치는 않는 상황이다. GL과 삼원계 합금도금강판이 적용되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는 상황이지만 제외될 경우 일부 업체들이 입는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