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업체 등장 수주 경쟁 과열 … 춘추전국시대 개막
<편집자주> 데크플레이트(이하 데크)는 건설 현장에서 슬래브(Slab) 시공 시 현장시공 최소 및 동바리와 지보공 등 거푸집 공사비 절감을 목적으로 개발된 건축 자재다.
1990년대 이전에는 건설현장에서 풍부한 현장인력을 동원해 주요 공정을 시공해왔다. 하지만 산업화와 고학력화로 젊은 연령층의 건설 현장 기피 현상으로 시공업체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공기절감의 필요성과 품질 개선의지를 높이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공장 제작형 데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공사에서 거푸집공사는 크게 철근공사, 콘크리트공사와 3대 공정에 속한다. 거푸집공사는 기존 재래식공법과 시스템공법으로 나뉜다. 재래식 공법의 경우 많은 자재와 인력이 소모되며 공사 현장의 공기도 길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또 거푸집 자재의 폐기에도 별도의 폐기비용이 발생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시스템공법은 기존 재래식 공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건설 현장의 기둥 거푸집, 벽 거푸집,보 거푸집 등을 지상에서 제작한 다음 시공위치에서 조립하여 사용할 수 있는 거푸집을 말한다. 여기에 데크는 시스템 거푸집 중 구조물의 바닥이나 천장을 구성하고 있는 판 형상의 구조재인 슬래브를 만들어주는 거푸집이다.
데크 제조업계는 최근 몇 년간 신제품 개발과 함께 신생업체들의 등장으로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데크 제조업계의 현황과 각사의 제품 현황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 데크 제조업계, 지난해 건설 수주 ‘맑음’ 수익성은 ‘흐림’
데크(이하 데크) 제조업계가 지난해 건설 수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가 수주에 따른 수익 하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크 제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수주량은 총 1,400만㎡(업계 추산)로 지난 2015년 1,200만㎡ 보다 200만㎡가 증가했다. 이는 관급 물량을 포함한 1군 건설사들이 기존 재래식 공법에서 데크 사용으로 전환을 한 이유가 가장 크다.
특히 재래식 공법의 경우 많은 자재와 인력이 소모되며 공사 현장의 공기도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아파트 공사 현장의 공기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데크 사용을 늘렸다.
지난해 건설 수주가 증가한 또다른 이유로 건설시장에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PC(Precast Concrete)의 수요가 데크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C공법이란 기둥과 벽체, 보 등 건물의 골격에 해당하는 주요 부재를 규격화 해 공장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데크 업계에 따르면 PC공법을 주로 사용했던 1군 건설사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데크 사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PC공법의 경우 대규모 공장 시설 등 넓은 공사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소형 아파트의 국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 시공사들은 PC공법 보다 R/C조가 주로 사용되는 데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데크 공법과 PC공법의 가격차이가 이전 보다 줄어 건설사들이 데크 사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데크 제조업체들은 소형 건설 물량을 비롯해 PC공법을 사용하던 건설사를 대상으로 영업활동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어 데크 제조업계는 저가 수주의 영향과 관급물량의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일부 데크 제조업체는 기존에 수주했던 공사 현장 납품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데크 제조업체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존에 수주한 금액으로는 손실을 보고 납품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사 현장 납품을 포기해 건설사들에게 입찰참여제한이라는 패널티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급 물량 감소도 데크 제조업계의 수익 악화에 한몫을 했다.
관급공사의 경우 조달청 우수제품으로만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달청 우수제품을 보유한 업체들이 그동안 관급 공사 물량 수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관급 공사 발주가 2013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조달청 우수제품을 보유한 데크 제조업체들도 민자 건설 수주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민자 입찰은 1군 건설사들이 최저가 입찰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종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저가 수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데크 제조업계, 신생업체 등장에 시장 점유율 경쟁 치열
최근 데크 제조업계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데크 제조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데크 제조업체 2개사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업체는 상아뉴매틱과 신한에스엔지의 계열사 신한CS다.
현재 국내 데크 제조업체는 덕신하우징, 제일테크노스, 윈하이텍, 동아에스텍, 코스틸, 에스와이스틸텍, 명화네트, 삼광선재, 신우산업, 상아뉴매틱, 신한CS 등 총 11개사다.
먼저 상아뉴매틱은 지난 2016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공장에 일체형데크 생산 설비 2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1군 건설사 등록과 함께 데크 대리점 위주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어 신한에스엔지 계열사인 신한CS는 10월 설비 증설 완료 후 본격적인 건설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모기업 신한에스엔지의 철골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관급 물량 감소로 데크 제조업계에서는 민간 건설 수주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민간 건설 수주의 경우 관급 보다 낮은 수익률을 확보하지만 설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설 수주를 확대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민간 건설 수주에 대한 기존 데크 업체와 신규 업체들의 수주 경쟁은 불가피 한 상황이다.
데크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관급 물량 감소로 민간 건설 수주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향후 동종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이전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신제품 출시로 수익성 확보
데크 제조업계가 저가 수주 대신 다양한 제품군 개발로 수익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데크 제조업계에 따르면 일체형데크를 비롯한 탈형데크, 단열재데크, 중공용데크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건설사들의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건설 수주 시 일체형데크만 수주하기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판매 수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탈형데크의 경우 덕신하우징, 제일테크노스, 동아에스텍, 에스와이스틸텍 등 4개사가 생산하고 있다. 4개사를 제외한 타 데크 업체들의 경우 탈형데크를 직접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에스와이스틸텍의 경우 신제품 그린데크(Green Deck)로 제품 라인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건설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제품 그린데크는 하부의 강판 탈형을 통해 건설현장의 누수지점 파악과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특히 하부 마감면이 기존 재래식 구간과 호환이 가능하고 부분 해체로 다용도 설치 적용이 되는 등 기존공법과의 호환성으로 수요가 클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에스와이패널은 2015년 계열사 에스와이스틸텍을 설립하고 데크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 진입 1년만인 2016년에 이미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모기업 에스와이패널의 전폭적인 투자 아래 지난해 기존 트러스거더기(TG) 설비 2대 외 신규 설비 4대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에스와이스틸텍은 충주공장에서 총 6대의 생산설비에서 연간 250만㎡의 데크를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단열재데크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기존 탈형데크와 단열재데크를 보유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데크 제조업체들도 제품 개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업체인 상아뉴매틱(대표 임경상)은 하반기 탈형데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체형데크를 비롯해 탈형데크를 생산해 건설사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상아뉴매틱은 지난해 대구 공장에 일체형데크 생산 설비 2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1군 건설사 등록과 함께 데크 대리점 위주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 해외수출로 건설 물량 확보
데크(이하 데크) 제조업계가 해외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국내 건설물량 정체와 신생업체의 등장으로 수주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데크 제조업계에 따르면 해외 건설사가 그동안 제품에 대한 인식 부족, 공기절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데크 사용을 망설여왔다. 하지만 데크 제조업계의 지속적인 해외 시장 진출의 노력으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먼저 덕신하우징은 필리핀 유통업체인 에이티아이(ATI / American Technologies Inc)와 데크 유통ㆍ판매에 관한 업무협약을 지난 5월에 체결했다.
이에 덕신하우징은 생산하는 모든 제품 및 자재정보, 매뉴얼, 기술지원 등을 ATI측에 제공한다. ATI는 필리핀 전역에 덕신하우징제품의 대행판매와 홍보, 쇼룸제작 및 운영, 마케팅 활동 등을 실시한다.
필리핀 건설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는 마닐라 등 대도시에 신규주택 건설, 정부 주도 인프라 구축 사업에 투자를 공언함에 따라 당분간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어 윈하이텍이 해외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일본 건축 시장에 진출한다.
윈하이텍는 주력제품인 엑스트라 데크(EXTRA DECK)가 업계 최초로 일본건축센터로부터 평정서를 취득했다.
일본 건축 자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본 자료인 평정서는 일본 현지 고객사와 행정청이 신뢰 자료로 인정하고 있다.
윈하이텍은 다음달 일본 파트너사인 아이텍과 연간 50만제곱미터(m2) 규모의 납품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이텍은 일본 내 상장사로 유통, 물류 및 철강재, 데크를 생산하는 종합건축자재회사다.
윈하이텍은 일본시장 진출을 계기로 새로운 시장 개척과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에 나선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한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과 대지진 복구정책 영향으로 데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크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업체의 등장과 관급 물량의 감소로 건설 수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해외 수출 물량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데크 제조업계, 김해 신공항 물량을 잡아라
데크 제조업계가 김해 신공항 건설에 대한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총사업비가 6조원에 육박하는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은 내년 중으로 공사 물량과 공사기간, 사업비, 공사시행 계획 등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일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입찰공고하고 용역업체 선정에 나섰다.
이번 용역은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따른 후속 작업으로 △신공항 개발예정지역 범위 △공항시설 배치 △운영계획 △재원조달방안 등이 담기게 된다.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은 총사업비 5조9,600억원을 투입해 연간 3,800만명의 항공수요 처리를 위한 3,200m 길이의 활주로, 국제여객터미널, 도로·철도 등 신공항 접근교통시설을 짓는 게 핵심이다.
지난 2014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에 약 30만㎡ 가량의 데크플레이트가 사용된다. 이 공사에는 데크플레이트 3개사(덕신하우징, 제일테크노스, 윈하이텍) 자재납품과 시공을 나눠서 진행했다. 당시 3개사는 조달청 우수제품을 보유한 업체다. 각 업체들은 약 43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납품했다.
하지만 현재 조달청 우수제품을 보유한 업체로는 덕신하우징 1개사뿐이다. 제일테크노스와 윈하이텍은 조달청 우수제품의 기간 만료로 새로운 제품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크 제조업계에서는 이번 김해신공항 건설에 입찰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건설 시공사들이 수의계약으로 자재를 구입할 경우 데크 업체들 중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한 제품이 1순위로 공사 현장에 공급된다. 하지만 건설 시공사측이 경쟁입찰을 시행한다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 하지 못한 업체들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데크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찰 형식이나 공법 등이 정해진 것이 없지만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수준의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