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세탁기 판매 비중보다 매출 비중이 더 높아
가전사 수익 감소 시 철강업계 손실 전가 우려
가전업계, 부품 관세 없애려 총력…결과는 1월
미국 가전사 월풀이 지난 10월 ITC(국제무역위원회)에 국내 대형 가전사들의 세탁기와 부품에 50%의 관세와 할당량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한 가운데 곧 있을 결과에 업계 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르면 1월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해당 사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결론이 날 때까지 철강업계는 물론 가전사들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서 철강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사들의 대응안과 정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이들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아무런 말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의 불이익은 예상이 됐었다. 미국의 월풀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 가전 업계에 대한 보호무역주의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세탁기 파동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가전사들이 받는 충격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사들의 미국 시장 비중이 상당히 큰 것은 사실이지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 수립이 가능한 반면 철강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
LG전자의 경우 미국 내 판매되고 있는 세탁기 판매 비중은 전체의 20~25% 수준인 반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많아 25~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 판매량이 120만대를 넘을 경우 50% 관세가 붙고 부품마저 반덤핑 대상이 될 경우 수익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전사들의 경우 미국의 판매량이 전체 비중의 1/4 수준에 불과하고 스마트폰 등 다른 부문에서 실적 만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충격을 최소한으로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의 경우에는 미국 비중이 큰 편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가전사들이 값싼 현지 원자재 구매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프리미엄 가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체들의 공급비중이 높다.
반면 다른 해외 지역의 경우 중국산 등 값싼 원자재 적용률이 다소 높기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는 미국 물량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내 가전사들은 어떻게든 부품에 관세를 매기는 것은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 공장을 세우는 것에 대한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월풀의 주장대로 반덤핑 관세가 이뤄질 경우 철강업계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내 가전사들이 수익 감소를 주장하면 원자재 가격인하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에는 컬러강판 업체들 간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협상에서 가전사들에게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과 태국 등 우회 물량마저 반덤핑에 걸릴 경우 한미 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무관세로 들어가기 때문에 국내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철강업체들은 물론 가전사들도 미국 세탁기 반덤핑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결론은 2018년 초에나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