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박 발주 및 국내 조선업 수주 개선 ‘기대’
2020년 수주 부진, 2021년 하반기 일감부족 불가피
2021년 세계 조선시장의 시황이 친환경 규제 등의 이유로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 수주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고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연료선 위주로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연구소는 최근 2021년 해운·조선업 발표하며 올해 부진했던 선박 발주와 조선업 수주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조 물량의 경우 올해 수주 부진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일감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글로벌 조선 발주는 연초까지만 해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 시행으로 방생하는 선박 교체 압력과 대량의 노후선 폐선으로 2018~2019년 수준의 준수한 실적이 기대됐다.
다만 실제 올해 글로벌 발주시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 해운조선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환경규제 대응방안을 관망하려는 선주사들의 태도 때문에 수주량이 오히려 ‘역대급’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조선업계는 2021년에도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면서 SOx 규제로 인한 신조선 시장 영향이 역시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나마 조선시장과 철강업계가 기대할 내용은 지난 9월 유럽의회에서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를 2022년부터 시행하기로 계획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그리스 등 주요 선주들이 다수 있는 유럽에서 향후 연료비와 배출가스 절감을 위한 친환경-고효율 선박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조선업과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IMO 소관 하에 있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가 노후선박 등을 2023년 이후 정상적 영업이 어렵도록 유도할 속도 제한 규제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사안이다.
이와 같이 노후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2021년 세계 발주량은 올해 한국수출입은행의 추정치 대비 약 111% 증가한 약 3,0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 전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선박 발주액은 올해 추정치 대비 105% 증가한 710억달러 수준이 점쳐진다.
글로벌 발주 증가세가 예견되면서 국내 조선업 시황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전문가들은 앞서 언급했듯, 글로벌 발주 증가 ‘친환경’ 요인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가와 금융지원보다 선박의 효율과 성능이 수주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친환경과 경제성이 뛰어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이 기존 석유 추진선을 대체할 것이란 의미다. LNG 추진선 분야에서 글로벌 수주경쟁력을 갖춘 국낸 조선업계에는 긍정적인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조선시장 전문가들은 2020년 총수주량이 4분기 수주 가능한 LNG선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 약 44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내년 국내 조선업의 수주량을 1,000만CGT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추정치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다만 신규 일감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임에도 당장의 일시적 위기를 극복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수주 난조와 올해 하반기 이후 선박 인도물량 증가로 오는 2021년 하반기부터는 각 조선사의 일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해외경제연구소는 “향후 잠재적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선업계가 핵심인력의 해외유출을 막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