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용 강재 수익성 하락 따른 신규 시장 개척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18년 6%…2036년 30%까지 성장 기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자켓, 고부가 가치 후판 사용량 많아 기대감 솔솔
글로벌 철강 수요 감소와 후판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후판업계가 해상풍력 등 새로운 수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조선용 후판 부문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후판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신규 시장 활로를 찾는 분위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진 조선용 후판 판매 기대감을 낮추고 비조선향 후판 부문 시장 확대를 진행 중이다. 시장 수요가 적은 보일러 및 압력용기 외에도 해상풍력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후판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3분기 실적 발표회를 통해 조선용 후판 판매를 줄이는 한편 해상풍력을 포함한 비조선 부문 후판 강종 및 수요처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후판업계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해 급격한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재생에너지 분야에 철강재 사용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후판 사용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상풍력이 철강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성장에 일부 제동이 걸렸으나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지속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 시장은 발전량을 꾸준히 높이며 성장을 진행 중이다.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살펴보면,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18년 6.2%에서 2036년 30.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22년 29,2GW에서 2036년 108.3GW(45.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 시공방식은 크게 모노파일과 자켓으로 나뉜다. 모노파일은 바다에 단일 기둥을 세워 터빈을 고정하는 방식이다. 하부 지지구조물로 사용되는 원통에는 후판 200~500톤이 소모된다. 해당 방식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사용되는 강재가 비교적 저급강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어, 철강업계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켓 방식은 모노파일 대비 사용되는 철강재 자체가 많으며, 고급강재로 구조물을 만들다 보니 수익성 측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철강업계는 모노파일 대비 고강도 철강재 사용량이 필수적인 자켓 시공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자켓 시공 방식은 모노파일 대비 더욱 깊은 바다에서 사용되며, 활용되는 터빈 자체가 모노파일 대비 더욱 크다. 이에 하부 구조물에 사용되는 철강재가 대부분 고부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사용량도 많다. 통상 자켓 구조물 제작에 1,500~2,000톤의 후판이 사용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저탄소 시장 요구에 맞는 친환경·고기능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데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해 친환경 소재 전문 메이커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친환경에너지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수요업계도 해상풍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관련 산업 시장 규모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현대건설은 유럽 최대에너지 기업 RWE와 차세대 에너지 사업 협력 논의를 시작하고 해상풍력발전과 그린수소사업 공동개발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한화오션 또한 지난 8월 발표한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관련 투자를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지난해 후판 연간 내수 판매량은 약 632만톤을 기록했으며 2021년 683만톤, 2020년 633만톤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조선용 판매량은 지난해 366만톤, 2021년 367만톤, 2020년321만톤으로 집계됐다.
철강업계는 연간 300만톤 이상의 조선용 후판 제품을 판매해도 수익이 남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제품 판매가격이 시중 가격 대비 낮은 수준을 형성해 수익성이 낮다”라며 “저가 중국산 후판 유입 증가로 인해 조선사와의 가격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