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지배구조 개선 외치면서 손잡은 영풍이 모범기업?  

MBK, 지배구조 개선 외치면서 손잡은 영풍이 모범기업?  

  • 비철금속
  • 승인 2024.11.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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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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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탈세의혹 MBK, 환경파괴 영풍과 지배구조 개선 ‘공허한 메아리’
김병주 회장, 과거 인터뷰서 “훌륭한 경영진과 손잡는 게 정말 중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 중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얼마전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거부하더니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하며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는 질타도 나온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은평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 행사에 참석해 고려아연 인수에 나선 이유에 대해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MBK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날 처음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밀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MBK가 손을 잡은 영풍은 선진 경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어 그가 내세운 명분에 좀체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김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개인의 기부는 법인과 다르게 세금이 공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 건립에 기부를 했다. 그러나 김회장은 당시 역외 탈세 논란에 시달렸던 상황이었고, 실제 MBK는 이후 국세청으로부터 수백 억 원을 추징당한 바 있다. 이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다시 논란이 됐다. 

사모펀드인 MBK는 지난해부터 돌연 기업 지배구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연달아 적대적 M&A에 나서고 있다. MBK를 이끄는 김 회장이 오래 전부터 국내 재계에 대한 적대감이 있었다는 속설이 있긴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보다는 국내에서 사모펀드가 먹고살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꼽는 이들이 많다. 철학보다는 투자처 고갈에 따른 노선 변화라는 지적이다. 과거 재벌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혁하겠다고 나선 기업지배구조펀드인 '장하성펀드'와는 결을 달리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간 내세운 명분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우고 있지만, 정작 그와는 거리가 먼 기존 지배주주와 손을 잡고 경영권 분쟁의 빈틈만 노려 뛰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
 
MBK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 매각 가능성 외에도 영풍 장형진 고문 일가와 손을 잡았다는 점 때문에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교롭게도 장형진 고문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오너로서의 책임 회피 문제와 환경오염 개선 외면 문제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최근 영풍 석포제련소는 대법원으로부터 카드뮴 유출 문제로 60일 간의 조업정지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고, 환경단체들은 조업정지가 충분하지 않고 영구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주 회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자 원칙을 설명하며 "MBK가 직접 회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경영진과 손잡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영풍과 손을 잡은 것 자체가 이런 철학과 전혀 맞지 않는 행보라고 지적받고 있다.  
 
또한 그동안 MBK가 인수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개선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많다. MBK는 여전히 핵심 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투자 수익을 회수하는 데 골몰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열린 국감에서도 MBK가 금융사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은 뒤 기업을 인수하고, 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기업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이른바 ‘묻지마 빚투’ 방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과거 김병주 회장은 투자 원칙으로 대상 기업이 현금을 원활하게 창출하는지, 또 업계에서 선두권 기업인지가 중요하다며 솔직하게 투자 기준을 제시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돌연 지배구조를 앞세우고 있는데, 되레 연달아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처 고갈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건립비용 절반을 기부해 도서관에 개인 이름을 새긴 것으로 놓고도 일각에서는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 2021년 개인 이름으로 기부한 이유에 대해 미국의 문화를 들어 "개인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선 대부분 개인이 기부하고, 기부를 ‘선물(Gift)’이라고 표현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금전적으로도 기업 기부는 세금이 공제되기 때문에 정부로선 세수가 줄어든다. 반면 개인이 하면 절세나 홍보 등 다른 목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김병주 회장은 이미 역외 탈세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이후 실제 MBK는 국세청으로부터 수백 억원 대의 추징을 당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병주 MBK 회장이 이분 미국 시민권자"라며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아서 역외탈세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국내에서 돈 벌고 미국에 세금을 낸 거죠 그런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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