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넘어 지속가능 성장으로’
57년 역사의 전환점…‘철강을 넘어’ 확장되는 그룹 포트폴리오
2025년, 창립 57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가 미래 대응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며 새로운 전환점에 나섰다.
연초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금은 생존과 성장이 동시에 위협받는 절박한 시점”이라고 진단하며, 기술력과 조직역량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담대한 비전을 선포했다.
장 회장은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블록화, 글로벌 수요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며, 포스코그룹이 맞닥뜨린 환경은 단순한 경기침체가 아닌 패러다임 전환기임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중국 내수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은 포스코의 핵심 수요처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 약세로 인한 고비용 구조 고착화는 포스코그룹의 수익 기반 자체를 흔드는 변수다. 장 회장은 “이 같은 위기는 경쟁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이며, 결국 대응 전략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 ‘7대 미래혁신 과제’…기술과 구조조정의 양날 전략
포스코그룹은 2024년부터 실행해온 ‘7대 미래혁신 과제’를 2025년에도 지속 추진한다. 철강사업 재건, 이차전지소재 경쟁력 확보, 인프라 사업 구조조정, 글로벌 시장 진출, 기술 혁신, 원가 절감,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 등이 핵심이다.
특히 2024년에는 인도 JSW그룹과의 MOU 체결, 전기로 착공, 포스코아르헨티나 준공, 호주 Senex 증산 등 글로벌 현지화와 공급망 확대에 성과를 냈다. 동시에 국내 사업의 경우 경쟁력이 낮은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성장사업 재투자의 여력을 마련했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장 회장은 “미래를 위한 준비는 기술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조직 내부의 변화도 강조했다. 2024년 진행된 ‘100일 현장동행’, 타운홀 미팅 등은 경영층과 현장의 거리를 좁히는 실질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경영층과 직원 간의 신뢰 없이 어떤 혁신도 뿌리내릴 수 없다”며 직접 소통과 현장 중심 경영을 2025년에도 이어갈 뜻을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1968년 4월 1일 창립 이래, 한국 경제성장의 상징으로 자리해 왔다. 조강생산량 100만 톤도 버거워하던 시절에서 오늘날 연간 4,000만 톤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적 철강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소재, 에너지, 인프라, 신소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 기술의 절대 우위, 포스코가 구축하는 혁신의 성벽
“포스코그룹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의 절대적 우위 확보를 위해 고유의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조업 현장을 안정화시키겠다.”
장인화 회장이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강조한 이 문장은 지금의 포스코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전 세계 철강·소재·에너지 시장의 복잡한 변화 속에서 ‘기술의 절대적 우위 확보’를 생존 전략으로 선언하며, 그 체계적 구현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스마트팩토리를 뛰어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 실현을 통해 스마트 기술이 만드는 생산혁신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철강사업장 전반에 걸쳐 산업용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자동화 시스템을 결합한 ‘지능형 자율제조 공장’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철강 생산은 높은 열과 압력, 위험물질이 수반되는 고위험 공정이 많기 때문에, 공정 데이터를 AI가 실시간 분석해 설비 효율을 자동 조정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는 품질의 일관성을 높이고, 인력의 안전 확보, 에너지 사용 효율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례로 광양제철소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고로(용광로) 내 온도 예측 시스템이 실시간 가스 유량을 조절하고, 포항제철소는 로봇 기반의 슬래그(철강 부산물) 청소 시스템을 통해 현장 인력을 위험 구역에서 해방시켰다.
이와 함께 철강 제품의 품질 혁신과 원가 경쟁력 확보, 이차전지소재의 기술 선도,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현을 통한 디지털 전환, 그리고 탄소중립 전환까지 포스코의 기술개발 전략은 단일 분야에 머물지 않는다.
철강 분야에서는 기가스틸, 고망간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의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는 전고체전지, 실리콘 음극재, 고성능 리튬추출 기술 등 차세대 시장을 선점할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탄소중립 분야에서는 수소환원제철(HyREX)과 전기로 기반 생산기술, CCUS 기술 등이 연계되어 미래 친환경 제철의 로드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각 기술은 포스코그룹 내 제품 개발-공정-생산-운송-판매 등 전 밸류체인의 디지털화를 지향하며, ‘기술 기반 경영’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빠르게 변화하는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미래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음극재 기술개발을 고도화하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 업스트림 사업과 연계해 소재-공정-활용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밸류체인을 구현 중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소재 공급자’를 넘어, 미래 배터리 생태계에서 기술 기반의 ‘표준 제시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