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硏, 무게 한계에 도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KIMS) 철강재료연구실 이창훈, 문준오 박사 연구팀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이영주 박사와 함께 기존의 스테인리스(STS) 철강 대비 약 20% 정도 가벼운 경량 STS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경량 STS는 ‘STS는 무겁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니켈을 첨가하지 않아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방위사업청 민군협력진흥원의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지에 7월 22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술 양산화 등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경량 철강은 철에 가벼운 합금 원소인 알루미늄을 첨가해 경량화를 달성해왔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취성을 증가시켜 쉽게 깨지는 문제를 야기해 알루미늄을 철에 10% 이상 첨가하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12%의 알루미늄을 첨가하고도 철강의 취성을 낮추고자 탄소, 망가니즈, 크로뮴 등의 합금 원소 첨가량을 최적화했다. 또한 크로뮴을 첨가해 철강 표면에 알루미늄과 크로뮴의 함량이 높은, 미세하고 치밀한 산화층 생성을 유도함으로써 400계 STS와 유사한 부식 저항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STS의 밀도는 7.9~8.0g/㎤으로 상당히 무겁다. 이번에 개발한 경량 STS는 알루미늄을 12% 첨가해 밀도를 6.3~6.5g/㎤로 낮춰 약 20% 가볍게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량 STS는 연비 향상과 이산화탄소 저감 등의 요구가 큰 자동차, 조선 분야 등에 우선 적용할 경우 높은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STS가 가진 무게 한계와 경량 철강이 가진 부식성과 취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합금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STS는 강도와 연성이 우수하고 부식에 강해 주방기기,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건축, 조선, 의료 분야 등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사용되고 있어, 이번 경량 STS 개발의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재료연구소 이창훈 책임연구원은 “STS가 1910년대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사람들의 생활에 미친 영향을 고려한다면, 이번 경량 STS의 개발 의미는 남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