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소재로 제작한 농기구 구매해 포항·광양 자매 마을에 무료 전달
포스코가 철강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 대장간을 위해 소재 공급 지원에 나섰다.
그동안 호미 등 농기구를 제작하는 대장간들은 대부분이 영세하고 수작업 제작 특성상 수요량이 적어 지금까지 고물상에서 폐차의 고철 부품을 조달해 소재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기구인 호미가 최근 해외에서 우수한 기능을 호평 받으며 미국 최대 온라인몰인 아마존에서 원예 부문 베스트 상품 톱 10에 오르는 등 ‘K-호미’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판매가 늘어나자, 대장간들은 소재 확보에 대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자동차 부품 고객사 삼원강재와 함께 농기구용 소재를 개발하고 공급에 나섰다.
삼원강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폐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고물상을 전전하는 대장간 상황을 알게 돼 포스코에 협조를 요청했다.
포스코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해 농기구용으로 사용되는 소량 제품을 신규로 생산해 공급하기 보다는 기존에 자동차 부품용으로 생산하는 ‘빌렛(철강 반제품)’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포스코는 자동차 부품 용도로 생산하는 빌렛 중 품질을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제품들은 판매하지 않고 스크랩으로 분류해 철강 제조공정에 재사용하고 있다.
포스코와 삼원강재는 이러한 빌렛들이 농기구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히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대장간에 농기구의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렇게 탄생한 'K-호미' 완제품의 품질을 평가해 보니 내마모성이 30%이상 대폭 향상되는 등 기존보다 우수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포스코와 삼원강재는 본격적으로 농기구용 소재 공급에 나섰다.
포스코가 고객사인 삼원강재에 빌렛을 공급하면 삼원강재는 호미를 제작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얇고 평평한 제품으로 만들어 전통 대장간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통상 스크랩으로 처리하던 빌렛을 농기구용 소재로 활용하게 되어 원가절감의 효과가 있고 삼원강재는 신규 수요처를 개발하게 되었으며 전통 대장간들은 안정적인 소재 조달에 더해 기존보다 우수한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완제품의 품질 향상 효과를 얻게 되었다.
포스코의 빌렛을 활용한 소재를 새로 공급받아 농기구를 제작한 영주대장간 석노기 대표는 "최근 아마존 등 해외에서 호미 제품의 인기가 많아져 유명세를 탔으나 정작 실질적인 도움은 포스코와 삼원강재에서 받았다"며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