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드라이브 속 선진국 황새걸음
수소사회 등 탈탄소 기술 개발 발등의 불... 정부 지원 절실
대기업 투자자 세액 공제 등 목전의 어려움 해결도
미국과 유럽이 탈탄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수소환원제철 등 우리나라가 아직 본격적인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는 R&D 분야에서 이들 선진국은 탄소 절감 목표를 확대하거나, 실증 공장 준공을 앞당기는 등 초격차 발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11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2 국회철강포럼 정책 세미나'에서는 탈탄소 사회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선진국의 황새걸음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국내 철강산업 관련 R&D 지원 정책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날 국내 철강 기업 관계자들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등 정부의 적극적인 R&D 지원과 함께 투자자 세액 공제 확대 등 현실적인 지원책 병행 등에도 힘써 달라는 주문을 내놨다. 특히,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수요산업과 전반적인 국가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철강산업의 탈탄소 드라이브 이슈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일 뿐만 아니라 이미 발등의 불이 됐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송원근 전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민간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가 확신을 가지고 늦지 않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제철 장영식 상무는 탈탄소 인프라 개발이라는 목전의 어려움도 해결해야 한다고 공감하고, 대기업 투자자 공제 확대 등 당장 현실적으로도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법률 개정안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전했다.
동국제강 이동철 상무는 탄소중립 이슈 속에 전기로가 확대되면서 철스크랩 공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을 텐데, 정부의 전체적인 큰 그림이 필요하다면서 고로 대비 전기로 강재의 품질 문제를 객관화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강종 활용 기준과 방향성 등을 연구하고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오충종 철강세라믹과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철강산업 관련 로드맵이 나올 것인데, 3분의 1 정도가 철스크랩 판정 기준 고도화 등 철자원 관련 내용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 포스코 김희 상무는 과학기술통신부 등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의식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면서 철강 탄소중립은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산업과 이를 바탕으로 한 수요산업 발전 등 국가의 미래 경쟁력과 연계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관련 기술 개발과 정부의 R&D, 예타 지원 등에서 방향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회철강포럼 공동 대표인 어기구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정 등으로 국내 철강산업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철강 불모지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오늘날 세계 6위의 철강 강국으로 발돋움한 저력이 있다. 국회철강포럼도 철강산업 발전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그동안의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양정숙 의원은 "수소환원제철 관련 지원 삭감은 상당히 아쉽다"면서 "미국의 IRA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이제 국가가 나서서 직접 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 들어섰다"면서 "기업에만 떠넘기지 않고 국회에서 탄소중립 생태계 조성을 위한 얼라이언스를 수립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산업계를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