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해명에도 의구심 커지는 '외국인 투자' 논란

MBK 해명에도 의구심 커지는 '외국인 투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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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2.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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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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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가 ‘외국인 투자’ 관련 법규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MBK 측이 해명했지만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MBK의 회장이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장 역할을 하는 외국인 김병주(Michael ByungJu Kim) 회장이 모든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거부권(비토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MBK의 대표업무집행자 부재훈(Jay H. Bu) 부회장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은 빼놓은 채 고려아연 이슈를 주도하는 건 다른 사람이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기타 임원들이 주도할 뿐, 회사의 대표이사 격인 대표업무집행자와 조직 전체를 총괄하는 김병주 회장이 큰 관계가 없다는 변명으로 읽혀지는 부분이다. 핵심적인 권한과 직책을 가진 인물들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역할을 축소해 설명하면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가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MBK 측은 한국 법에 의거해 세워진 국내 법인이며, 주요 주주와 투심위 구성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고 해명했지만, 법 조항에 따른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는 외형이 국내법인인지 여부 등이 핵심 쟁점이 아니라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또한 투심위 구성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해명은 회사의 지배구조나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설명과는 동떨어진다.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제18조의 2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에서 '외국인 투자'로 판단하는 기준은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외국인인지 여부’이기 때문이다.

MBK측이 인정했듯이 MBK파트너스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기구는 투심위이다. 이 투심위에서 김병주 회장은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결정 사항인 투자와 투자금 회수 결정에 대해 유일하게 비토권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대부분의 투심위 멤버가 찬성해도 외국인인 김 회장이 그 결정을 뒤집거나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지난 11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지배구조와 주주가치를 위해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다"고 답변을 기자들에게 내놓기도 했다. 업계에서 MBK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최종 결정한 인물이 사실상 김 회장이라고 보는 배경이다.

더불어 MBK 투심위의 의사결정구조 역시 권력이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MBK의 투심위는 주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구성원 전원이 아닌 일부 인원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BK 역시 투심위 구성원이 총 11명이며 외국인 4명과 내국인 7명으로 구성된다고 밝혔을 뿐 투표권을 가진 인원들과 그들의 국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등 명확하지 않은 해명만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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