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추세화 vs 강세 지속 '분분'

유가, 하락 추세화 vs 강세 지속 '분분'

  • 일반경제
  • 승인 2008.07.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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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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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던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향후 가격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장중 한때 125.6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전날보다 3.09달러 하락한 127.9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11일 최고점(147.27달러)을 찍은 이후 19달러 넘게 급락했다.

시장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급락세를 실현한 유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유가 추세적 하락 전망 확산
전문가들이 국제 유가의 추세적 하락을 전망하는 근거는 우선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원유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소비량이 올 상반기 중 감소세(하루소비량 기준 66만 배럴 감소)로 돌아섰고, 중국·인도 등 '자원 블랙홀' 국가들의 원유 소비 증가세도 2분기 들어 완연하게 떨어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석유시장 분석실장은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 증가분(전년 대비)이 1분기 중 52만 배럴에서 2분기 33만 배럴로 크게 둔화됐다"면서 "2분기 이후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국제 유가 급등세를 증폭시켰던 투기요인이 약화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 상승폭의 40% 가량이 투기요인에 따른 것이나, 미 의회가 '원유 투기제한법'을 통과시키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기자본의 위세도 한풀 꺾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시장흐름에서 배럴당 150달러선이 '마지노선'이라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150달러 이상의 초(超)고유가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국제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의 에너지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드워드 무어스는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3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며, 내년은 오일 버블(거품)이 붕괴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 강세 기반 여전히 '견고'
하지만 아직 세계 원유시장은 유가를 급등세로 견인한 빠듯한 공급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가격하락을 막기 위한 산유국들의 대응도 여전한 우려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작년 8월 수준인 70~80달러선까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유가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연내에 100달러선 이하로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이란 긴장 고조나 중남미 카리브해 유전지대의 허리케인 피해 등 돌발 악재가 나올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150달러선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호근기자/hogeu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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