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한국 강관사의 해양산업 진출 시 고려사항

<전문가 기고> 한국 강관사의 해양산업 진출 시 고려사항

  • 철강
  • 승인 2009.12.0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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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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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p USA 이재영 수석 엔지니어
“무계목·UOE 설비투자 절실”

 지난달 개최된 ‘제5회 강관산업발전 세미나’에서 발표자였던 Technip USA 이재영 수석 엔지니어가 쉐브론 석유회사의 아프리카 앙골라 해양 석유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2개의 유럽 강관사들(TenarisDalmine와 Europipe France)을 돌아보고 한국 강관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을 보내와 소개하고자 한다.

 

*Technip USA 이재영 수석 엔지니어
 
 ■방문 후기
 
 UOE강관은 롤밴딩이나 프레스밴딩에 비해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 한국에서는 생산하는 곳이 아직은 없고, 무계목 (seamless) 강관도 아직 한국에서 해양 송유관용으로는 (최소 외경 102mm 이상, 길이 12.2m 이상)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자가 방문한 유럽의 공장들은 50년에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며, 규모와 시설 면에서 그 당시 그만한 투자를 하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하지만, 이것을 반대로 해석하면 이들의 시설이 이미 낙후되었으므로 한국이 현대적인 설비와 그동안 축척 된 기술을 잘 활용하면 유럽의 이러한 공장들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TenarisDalmine는 항구로부터 약 250km 떨어진 깊은 내륙에 해상으로 강관을 수송해야 할 경우 항구에 인접한 다른 업체와 경쟁할 때 불리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철도와 도로망이 잘 조성 되어 있고 또한 운송시간은 싣고 내리는 시간이 주로 차지하므로 운송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북해로 조달하는 강관은 육상으로 운반하는 것이 경제적이므로 오히려 공장이 내륙 깊숙이 있는 것이 유리하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Dunkirk에 있는 Europipe공장은 항구 근처에 해상운송이 편리할뿐더러 차량으로 10분 거리 안에 부식방지 코팅과 콘크리트 코팅을 하는 회사가 있어 운송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같은 도시에 있는 강판 제조 회사인 GTS를 비롯하여 유럽의 여러 제철소에서 고 품질의 강판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2개의 대형 유럽 강관사들을 보면서 많은 소규모의 한국 강관사들이 이들과 어떻게 경쟁해 나갈 것인가를 생각해봤다. 이들의 대형 강관사들은 오늘도 M&A를 통하여 초대형으로 사세와 시장을 계속 넓혀나가고 있는데 한국의 강관사들은 우후죽순으로 세워져서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는 않은지? 틈새시장 공략으로 이런 대형회사들이 할 수 없는 후육관이나 특수강관을 만드는 것은 어떤지?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나름대로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 보았다.
 
 ■해양산업 진출 시 고려사항
 
 해저용으로 사용하는 강관은 소구경의 경우는 무계목관을, 그리고 대구경에는 DSAW중에서도 UOE관이 주로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용접부위가 적을수록 부식가능성이 작고 균일한 재료의 성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며, UOE관의 경우는 다른 밴딩 공정보다 강판의 성질을 최대한 유지하며 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앞으로 해양으로 진출하려면 무계목관과 UOE관의 생산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본다.
 
 유전은 육상은 거의 개발이 되었고, 이제는 해양으로 그것도 천해에서 심해로, 더 나아가서는 북극해까지 진출하고 있다. 강관도 유전 개발의 추세에 맞추어 심해용과 극지한랭용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별히 요구되는 해양 송유관의 사양으로는 고강도 (high strength, X-70까지, 그 이상은 해상 용접이 어려움), 고인성 (high toughness, high Charpy test value), 그리고 고연성 (high ductility, low YS/TS ratio)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심해로 갈수록 원유의 부식성이 높아지고 강관 내부와 외부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므로, 내벽은 부식에 강한 특수강을 쓰고 외벽은 저탄소강을 쓰는 clad관의 수요도 늘어나리라 보고 있다.
 
 또한, LNG (액화 천연가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9% Ni이나 36% Ni (Invar)등 극저온용 강관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미국에는 90년대 까지만 해도 겨우 4개의 LNG수입항이 있었지만, 지금은 40개 이상의 LNG수입항이 설치 혹은 허가 신청 중이다.
 
 결론적으로 해양 프로젝트는 많은 위험과, 공사비, 수리비 및 운용비가 따르므로 재료를 포함하여 모든 것을 최상의 제품으로 쓰게 된다. 이것은 경비를 절감하고자 안전하지 않고 검증이 안 된 제품을 썼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몇 배의 경비가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험을 드는 셈치고 고가의 제품을 쓰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강관의 경우 무계목관이나 UOE관).
 
 해양에 요구되는 강관의 사양은 엄격할 수밖에 없고 제품 가격도 자연히 올라가게 된다. 한국의 강관사들은 먼저 해양에 요구되는 강관의 사양을 입수해 숙지하고 부족한 점들을 보충하여야 할 것이다.
 
 그다음 단계로 네트워킹과 부단한 고객들과의 접촉, 세미나와 전시회 참여, 그리고 기술 논문 등을 발표해 회사의 제품을 알려야 할 것이다. 해양 산업의 후발주자지만 한국의 강관 회사가 고 품질, 고부가가치의 강관으로 머지않아 해양 송유관의 시장을 석권할 것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김상우기자/ksw@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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