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시장, 최악 상황은 막아야 한다

철근 시장, 최악 상황은 막아야 한다

  • 철강
  • 승인 2011.07.04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2010년 철강재 출하실적’ 중 수요산업별 출하비중을 보면 건설업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건설업 출하비중은 2000년대 초반 40% 대에서, 2005년 38.0%로 40% 아래로 내려갔으며 이후 30% 대를 겨우 유지해 왔다. 2009년에는 30.3%에 그친 후 드디어 2010년 27.3%로 30%에 미치지 못하는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 부문의 철강재 출하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주택 및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건설산업이 상당히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후 주택 보유율이나 SOC 투자가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게 되면 자연스레 건설산업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경제구조 및 발전 단계상 이제 본격적으로 건설산업의 비중 축소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따라서 앞으로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다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철근의 경우 일본의 예를보면 최대 수요가 연간 1,600만톤 정도에 달한 후 감소해 800만톤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철근 최대 수요는 대략 1,200만톤 정도였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철근 수요는 600만톤 내외로 예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재 철근 수요는 대략 800만톤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향후 200만톤 정도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철근 생산능력은 지금 증가일로에 있다. 기존 철근 생산업체들은 상하공정 균형 및 생산성 향상과 낮은 원가 조업을 목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산능력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새롭게 철근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은 특히 100만톤을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기존 전문 압연업체들 중에서도 일부가 생산능력 확충을 꾀하고 있다.

  기존 철근 생산업체나 신규 진입업체 모두 개별회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꼭 필요한 선택이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놓고 보면 이는 공멸의 길임이 분명하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최소한의 가동률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는 곧 생산할수록, 팔수록 손해가 나는 일이 될 뿐이다.

  여기에 향후 당분간 원료인 철 스크랩 수급 사정도 상당히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 수요의 거의 100%를 차지하는 건설사들의 구매 저항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 자체가 불황에서 벗어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자재 구매에 대해 더욱 빈틈이 없어질 것이 확실하다.

  또한, 한중일 3국 철강사들의 경쟁심화도 결코 낙관할 일은 못된다. 특히 철근은 일본이나 중국 철강사 모두 우리 시장에 관심이 크다. 여차하면 국내 시장을 놓고 그들과 경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철 스크랩을 자급하고 있으며 중국은 선철을 사용해 철근을 생산하고 있다. 솔직히 그들과 원가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들을 모두 종합해보면 향후 국내 철근시장은 그야말로 공급과잉 상태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레드오션(Red Ocean) 시장이 될 것이 확실하다. 오죽하면 시장에서는 향후 견디지 못하고 정리될 철근 생산업체들의 순위를 꼽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겠는가.

  차제에 철근 시장의 최악 시나리오를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이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