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 20주년을 맞았다.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은 가장 중요한 무역과 투자 파트너로 성장해 왔으며 경제·문화·사회적으로 양국 관계는 상당히 성숙해 졌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양국 간 교역규모는 1992년 63억8천만달러에서 2011년 2,206억2천만달러로 34.6배 증가했다. 특히 국가별 교역비중은 당시 미국, 일본 위주에서 2011년에는 중국 20.4%, 일본 10.0%, 미국 9.3%로 중국이 주도적 위치로 올라섰다.
철강 및 비철금속 분야에서도 수교 이래 교역량이 폭증했다. 1992년 철강재(반제품 포함) 수출은 206만톤, 7억3,600만달러였으나 2011년에는 468만톤, 50억9,900만달러로 늘어났다. 물량 기준으로 20년간 철강재 수출은 2.3배 성장했으나 수입은 무려 27.4배의 성장률을 기록해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1992년 수입은 37만톤, 1억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2011년 수입은 1,020만톤, 94억4,2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특히 수출입 품목을 보면 1992년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철강 제품을 수입하고 반제품을 수출했다. 그런데 2011년 우리의 대(對) 중국 수입은 봉형강류 28%, 판재류 62%로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반제품은 3천톤으로 거의 없어졌다.
종합적으로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중국은 철강의 최대 수출대상국으로서 우리에게 기회(Opportunity)의 땅이었다. 그러던 것이 중국의 생산능력 폭증은 2000년대 후반 공급과잉으로 이어지면서 이제 중국 철강산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위기(Risk)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철강무역에서 중국은 수출 16.1%, 수입 42.5%를 차지하는 등 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수입 초과에 따른 무역 불균형이 또다른 문제로 커지고 있다.
2001년부터 양국은 한·중민관철강회의 등을 통해 통상마찰 방지와 공동 발전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무역 불균형뿐만 아니라 중국산 저가 수입재 급증으로 국내 철강시장의 최대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보론강 편법 수출과 증치세 수츨환급과 같은 수출 장려정책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철강재 수입관세가 없는 우리와 달리 중국은 여전히 수입 기본관세 11~20%(우대관세 2~10%)를 유지하고 있는 등 관세장벽을 갖고 있다. 이러한 보조금과 관세장벽은 양국 간 공정한 철강교역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은 한·중 철강교역의 저해요인과 보조금 지급 등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 특히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한·중FTA에서 수입관세 조기 철폐 및 보조금 지급 중단, 수입 급증에 대비한 특별 세이프가드 명문화, 투자자유화 및 외국인 투자제한 철회 등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사안들이다.
이를 통해 좀 더 공정한 틀 안에서 양국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의 교류와 공동 발전을 추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