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입, 이대로 놔둬선 절대 안 된다

철강 수입, 이대로 놔둬선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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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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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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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려하고 걱정했던 일이 드디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유입된 H형강, 컬러강판 등 수입 철강재들로 인한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얼마 전 김해시가 수입 중고 H형강을 건축물 공사에 사용한 건설사를 고발 조치했다. KS 인증이 없는 수입 H형강, 그것도 중고 제품 무려 1,500톤을 인증기관의 품질시험검사를 거치지 않고 건축물에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는  이미 본지를 통해 알려졌다.

  또 최근 본지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건축용 패널에 사용된 일부 중국산 컬러강판이 품질 기준에 훨씬 못미치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사용한 패널업체는 품질 미달로 시공업체에 추가 할인 방식으로 보상했다는 이야기다. 수입재를 사용한 업체의 손해도 문제지만 결국 이런 제품이 적용된 건축물의 품질이 어떻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중국산 저가 컬러강판 사용이 늘어나면서 불량, 품질 미달 컬러강판의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패널용 컬러강판의 두께가 상당 부분 얇아졌음은 물론 폭 불량, 도색 불량, 덴트(패임 현상), 웨이브 현상 등이 발생해 패널의 품질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건축물 품질도 문제지만 결과적으로 정품이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설 자리를 빼앗기면서 패널 시장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수입 철강재와 관련해 더욱 중요한 사실은 상당량의 제품이 원산지를 속여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입업자는 이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이를 국산으로 알고 사용한 소비자가 입는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19일 국회에서는 원산지 세탁 사범의 검거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제품이 바로 철강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5월 H형강 적발 사례가 웅변하듯 철강재에서의 원산지 표시 위반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 수요가가 이를 모르면 그만이고 알면 조금 깎아주는 편법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국내 철강시장이 수입재 때문에 그야말로 혼란과 위기에 처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바로 잡아 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정부는 여전히 수수방관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건설기술관리법이 일부 강화되었으나 이를 집행,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원산지 규정의 확대와 강화도 지난 4월 장관까지 나서 천명했지만 이후 아무런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보다 영향이 큰 열연강판이나 후판 등 저가로 수입되는 철강재 유입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반덤핑 제소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해야 할 한국철강협회 등의 활동은 정부나 업체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인지  아무런 진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된다.

  도대체 정부나 협회, 주요 철강사들의 대책과 활동이 이런 수준에서 계속된다면 그야말로 한국 철강산업은 수입재에 의해 풍비박산(風飛雹散)나는 위기가 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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