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단압업체, 공생의 길은 없나?

제강사-단압업체, 공생의 길은 없나?

  • 철강
  • 승인 2013.10.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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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jh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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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기자
  국내 전기로 제강사와 철근 단순압연업체는 철근을 생산·판매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제강설비를 갖추고 있느냐 아니냐다. 이 차이는 업계의 운명을 갈라놓을 정도로 매우 크다.

  10여 년 전부터 주 수요처인 건설산업의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철근 수요는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고 철근업계 전반적으로 경영상의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수년간 전기로 제강사의 영업이익률은 5%를 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고 2012년부터는 일부 업체들이 적자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국내 대형 전기로 제강사들은 제강에서부터 압연까지 원가절감을 이뤄내며 근근이 사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반면 중소 규모 단압업체들은 원가절감의 한계 때문에 줄줄이 부도가 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많은 업체가 타 업체에 피인수됐고 일부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부도 후 마땅한 인수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설비가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원자재인 빌릿 또는 슬래브를 구매해 압연을 거쳐 철근을 생산·판매하는 구조이다 보니 시황 악화로 철근 판매가격이 원가 이하로 내려간 상황에서는 아무리 현 상황을 타개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저렴하게 원자재를 구매하지 않고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대다수 단압업체들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국내 철근 시장에서 단압업체의 활동은 미약해졌다.
최근 소문에 일부 단압업체가 국내산 빌릿을 구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기로 제강사들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봉형강 수요가 줄면서 빌릿 수출이 여의치 않다. 저가에 판매한다면 판매 자체가 어렵진 않겠지만 제값을 받고 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해외 수요가들은 국내산 빌릿 구매 시 원가 내지는 원가보다 낮은 수준에 구매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해외 판매 때문에 원가보전이 힘든 상황이라면 지금과 같이 모두가 힘든 상황에선 단압업체와의 가격조율을 통해 양측 모두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는 방법을 찾는 것도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국내 단압업체는 국내산 빌릿을 구매해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원자재를 확보할 수 있고 전기로 제강사는 쌓이는 재고를 수출가격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높게 판매해 손해를 덜 볼 수 있다.

  파도가 심하게 치는 지금과 같은 험난한 시황에서는 각자가 욕심을 조금씩만 버리면 공생 발전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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