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시장, 가격 체계 정상화 기대

철근시장, 가격 체계 정상화 기대

  • 철강
  • 승인 2014.02.1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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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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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근 공급사를 대표하는 현대제철이 철근 거래의 정상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5년 가까이 계속돼온 ‘선 출하 후 정산’ 제도를 12일부터 ‘선 가격 후 출하’ 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것이다.

  ‘선 출하 후 정산’ 제도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결코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 2009년 3월 철근 가격 관련 분쟁이 계속되던 중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제강사들이 주장하는 가격에 발행한 세금계산서 수취를 거부했다. 이후 철근 거래는 익월 세금계산서 발행 시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 다시 말해 ‘선 출하 후 정산’이 일반화 됐다.

  가격이 결정되지 않아 철근 공급이 중단될 경우 건설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건설사와 공장 내 철근 재고 과다로 생산 활동까지 여의치 않아진 제강사들이 모두 편법에 동승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논리에서 출발한 제도가 매끄럽게 이어질 턱이 없다. 여태껏 정산을 위한 가격협상이 부드럽게 넘어간 적이 한 번도 없다. 세금계산서 수취 거부는 물론 제강사들의 공급 중단도 빈번했다.

  그 폐해는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후 정산’을 위한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강사의 일방적 가격 결정, 그리고 건설사의 거부만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공급 분, 무려 5개월 전 공급 제품의 가격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하는 웃지못할 일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현대제철의 철근 거래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원활한 대화와 치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제철의 발표를 아무리 살펴봐도 건설사들과 사전 협의를 했다는 이야기는 없고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만 있다. 가격 제도 시행은 단순히 공급자 일방의 결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적어도 건설사들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하고 가격 결정 방식에 대해서도 합의가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가격 결정 방식의 정상화는 철근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따라서 현대제철을 포함한 전기로 제강사들의 좀 더 신중하고 치밀한 진행이 필요하다.

  더불어 건설사들은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철근 가격은 최근 18개월 동안 하락과 보합만 반복했다. 한 번의 인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성수기도 있었고 원자재(철스크랩), 전기료 등의 인상이 있었지만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았다.

  아무리 수급이 자본주의 시장의 기본 가격결정 논리지만 무조건식 가격 인상 반대 및 실력행사는 문제가 있다. 단순 일과성 거래가 아닌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결국 무조건 반대는 공멸의 길이다.
  양측이 이제부터라도 제도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보다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가격 결정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를, 그래서 철근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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