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 철강 이해득실 따져보니…

한-중 FTA 타결, 철강 이해득실 따져보니…

  • 철강
  • 승인 2014.11.11 06:00
  • 댓글 0
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수입관세 10년 내 철폐로 관세혜택 ‘미지수’
車, 양허대상 제외…간접 수요 증가 가능성 낮아
산업협력 제도화 내용 포함…보론강 문제 논의 여지

 지난 10일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전격 타결됨에 따라 향후 중국으로의 철강 수출이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타결내용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자동차강판 등 일부 고급제품이 초민감품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FTA 체결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양국의 FTA 타결은 2012년 5월 1차 협상 이후 30개월만이다.
 
 한국 정부는 세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에 대한 법률검토 작업을 마무리한 후 올해 말까지 가서명 등 관련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FTA 협정문은 가서명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양국 간 FTA가 발효되면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에 붙던 3~10%의 수입관세가 철폐되는 등 한국 기업들에 적용되던 각종 규제장벽이 사라진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열연ㆍ냉연ㆍ도금강판 등의 제품들이 특혜 관세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수입관세가 철폐되면 떨어지는 관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어 국내 철강업체들의 중국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 발효 후 5년 내 177억∼233억달러, 10년 내 276억∼366억달러의 대중국 수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면서 철강 부문에서 2억달러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측은 장밋빛 전망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철강시장이 공급 과잉상태여서 큰 실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철강업계의 반응이다. 실제로 모든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것이 아니라 10년 내 철폐이고 중국의 기술 추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FTA 체결에 따른 단기적 이익의 효용기간이 예상보다 짧을 우려가 있다.

    또한 고급 자동차강판의 경우에는 초민감품목으로 구분돼 관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자동차 역시 양허대상에서 제외돼 간접적인 철강 수요 증가의 기대치도 낮아진 상황이다.
 
 반면에 중국 정부는 국영 철강회사에 직간접적으로 보조금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산 철강재가 중국으로 수입돼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A가 체결되면 중국 역시 한국으로의 수출환경이 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철강 분야에서 손해볼 것이 없다는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무관세(기본 관세는 있지만 탄력ㆍ양허세율로 대부분 0%)인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시장 잠식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한국에서도 수입관세를 부과해온 조립금속과 같은 단순 강재가공 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중국의 수출이 늘 수 있어 국내 철강 수요기반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FTA의 구체적 협상문이 공개되지 않아 실익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타결에 대해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다"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산 제품의 가격 차이, 기술 격차 등을 감안할 때 10년 내 관세 철폐는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FTA의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양국이 FTA 합의의사록에 철강, 중소기업, 정보통신, 섬유 분야의 산업협력을 제도화하는 내용을 포함했다고 알려져 향후 보론강 편법수출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자 세이프가드 제도를 마련하여 국내기업 피해 구제가능성을 확보하고 상호 세이프가드 남용방지 조항을 통해 수출기업의 예기치 않는 피해를 방지하는 무역구제 방편을 마련했다는 점은 다행스런 성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