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롱적 행위, 해결된 것 없다”

“중국의 우롱적 행위, 해결된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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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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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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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치세 환급 폐지에 따른 품목별 시장 영향 및 전망

중국이 지난 1월 1일자로 보론이 첨가된 주요 철강제품에 대한 증치세 환급을 폐지했다. 사실 이번 폐지 요청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주변국들이 한결 같이 요구해온 사안이고 중국 수입물량이 가장 많은 우리나라로선 환영할만한 조치였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의 기만행위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수입량이 가장 많은 광폭 열연코일과 H형강이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고 보론 대신 크로뮴을 첨가하는 또 다른 편법을 통해 여전히 증치세를 환급받는 조건으로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철강업계가 지적했던 불공정한 철강 무역조치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수입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들은 보론강에 대한 증치세 환급이 폐지되면서 보론 대신 미량의 크로뮴을 첨가한 합금강으로 수출 오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철근과 봉강, 후판이다.
1월 둘째 주 기준으로 수입오퍼 내용을 살펴보면 크로뮴이 첨가된 철근은 톤당 400~410달러에 오퍼가 제시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중국 태강강철이 국내 일부 수입업체와 2월 선적분 물량을 톤당 400달러(10㎜·CFR 기준)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톤당 30달러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보론강 증치세 환급 폐지로 국내 수입가격이 기존 환급률(13%)만큼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크로뮴 첨가강의 부상으로 오히려 수입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사강, 수도강철 등 다른 대형업체의 오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태강강철의 크로뮴 첨가강 오퍼로 인해 다른 대형업체들까지 이 같은 방식의 편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태강강철은 최근 자금사정의 여의치 않아 수출을 재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타 업체들의 오퍼가 나오지 않은 만큼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형강(40~150㎜)의 경우에도 톤당 460~465달러에 크로뮴 첨가강의 오퍼가 제시되고 있다. 후판의 경우에는 크로뮴 첨가 또는 착색(painting, 이른바 컬러후판)의 조건으로 톤당 450~455달러 수준으로 오퍼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산 철강재가 보론강을 대신하여 크로뮴 첨가강의 조건으로 수입오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열연코일의 경우, 보론강 증치세 환급 폐지에서 사실상 제외되면서 여전히 보론강 제품의 오퍼가 제시되고 있다. 다만 국내 수입이 제한적인 열연시트의 경우에는 크로뮴 첨가 조건으로 수입오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국 보론강 문제가 해결된 듯 보였지만 크로뮴 첨가강으로 제품이 대체되는 형태가 되면서 중국산 저가 수입재로 인한 국내시장 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크로뮴 첨가강을 막으면 망가니즈나 타이타늄, 텅스텐 등 다른 합금원소를 첨가하는 또 다른 편법으로 수출이 재개되는 것이 십중팔구 가능한 일이다.
이에 대해 수입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보론강 증치세 환급 폐지 여파로 중국산 가격 상승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 크로뮴 첨가강 수출의 경우처럼 중국 측은 어떠한 꼼수를 써서라도 기존 수출량을 줄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에서 주요 품목별로 중국의 증치세 환급 폐지 결정 이후에 어떠한 시장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열연강판
광폭 열연코일은 ‘열외’돼 오퍼 여전

중국의 열연강판(HR) 오퍼가격이 연초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보론강 증치세 폐지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로 유통에서 사용되는 폭 1,219㎜, 1,524㎜ 보론강 HR은 제외됨에 따라 수입가격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내수가격 영향을 받고 있는 HR 수입 오퍼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퍼를 중단하며 추이를 살펴보던 중국 열연 제조업체들은 결국 오퍼가격을 낮추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 중국 퉁화강철에서 첫 오퍼가격을 톤당 458달러(CFR)에 내면서 460달러대가 깨졌고 현재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국내에 주로 저가 판매를 하던 르자우, 연산도 저가 오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3월 선적분 물량을 톤당 450달러 미만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수출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환율은 달러당 1,100원을 돌파했다가 최근 소폭 하락하며 1,080원대를 배회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오퍼가격이 빠지면서 수입상들도 수입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이 예상했듯이 올해도 가격 하락세가 연 초부터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상반기에 성수기를 보였지만 올해도 가격하락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유통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후판
크로뮴 첨가강에 컬러후판까지 ‘골치’
올해부터 중국이 보론강 증치세를 폐지한 가운데 크로뮴(Cr) 첨가강 등 여전히 편법으로 후판 수입이 이뤄지고 있다.
1월에 들어올 예정인 크로뮴 첨가강 후판과 페인트를 입힌 컬러후판이 중국의 편법 수출의 다른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편법 수출 방법은 아직 검증된 사례는 없지만 불안 요소가 포함돼 있어 앞으로의 수입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존 보론강의 경우 0.0003% 정도의 보론이 포함됐지만 크로뮴강의 경우 0.0007% 이상 포함돼 가공 시 경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컬러후판은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더 부정적이다. 후판 가공 시 산소용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가스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이 곤란하다는 치명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우려 모두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현실이 될 경우 수입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두 가지 방안 모두 후판 가공 시 문제가 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중국에서는 마그네슘이나 타이타늄을 첨가해 수출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무슨 방안을 찾아서라도 수출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보론강 폐지로 단기적으로 수입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철근
中 ‘크로뮴강’ 철근 수출 정상화
태강강철을 중심으로 한 중국 철근업체들의 국내 수출이 정상화된 모습이다. 수출되는 제품은 증치세 환급 폐지 부담이 없는 크로뮴 첨가 철근이다.
수입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업체들은 태강강철 등 중국업체와 2~3월 선적분 크로뮴 첨가 철근의 신규계약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일부 물량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경쟁이 유발되면서 390달러대 계약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태강강철 등 중국 업체들의 최근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수출을 재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 한달 동안 수출을 하지 못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진 것이 오퍼가격 인하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초 수입업계는 중국 정부의 보론강 증치세 환급 폐지에 철근(13%)이 포함되면서 12월 톤당 430달러 수준이던 수입오퍼가격이 490달러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신규계약이 줄어들고 재고 보유가 대세가 되면서 오랜 기간 약세를 보였던 유통 판매가격이 상승흐름을 나타낼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크로뮴 첨가강 수출이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중국산 철근의 수입여건은 보론강 증치세 폐지에 따른 어떠한 긍정적 영향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향후 증치세 환급 조정을 피해가기 위해 크로뮴을 첨가하는 꼼수에 대해서도 제제를 가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크로뮴 첨가강에 대한 제제가 나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보론강 증치세 환급 폐지 여파로 중국산 가격이 상승되기는커녕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고 시장 혼란만 가중된 상황”이라며 “이번 크로뮴 첨가강 수출의 경우처럼 중국 측은 어떠한 꼼수를 써서라도 기존 수출량을 줄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수강봉강
中 편법 수출 여전 … Cr·Ti 첨가강으로 둔갑
중국 정부는 2015년 1월1일부로 특수강봉강 수출에서 보론(B) 첨가강에 대한 증치세 환급을 폐지하고 우회적으로 크로뮴(Cr) 첨가강과 타이타늄(Ti) 첨가강에 대해 증치세 환급을 적용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특수강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산은 가격을 무기로, 일본산은 엔저 등 환율요인으로 2014년에 많은 연간 78만톤(추정치)이라는 수입물량이 들어와 기성을 부렸지만 2015년에는 연간 수입이 2014년 대비 소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오퍼 물량에서는 증치세 환급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특수강봉강 수입 시 13% 환급분 폐지에 대해서는 수입자 50% 부담과 공급자 50% 부담으로 오퍼가 됐다.
하지만 올 1월 오퍼 2~3월 선적분에 대해서는 톤당 510달러 오퍼가격에서 증치세 환급분을 폐지하면 톤당 65달러 정도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하지만 오퍼가격은 별도로 인상은 없고 다만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인상분으로 동북특수강의 경우 톤당 3만원 정도 가격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산 S45C 기계구조용 탄소강은 수입원가가 톤당 63만원이며 유통시장 도매가격은 톤당 65~67만원 수준이다.
중국산 특수강봉강 제품은 보론 첨가 대신 크로뮴 첨가강에 대한 증치세 환급이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 특수강봉강 유통시장에서는 B 첨가 중국산 수입품가격이 국내산 정품 대비 톤당 25~30만원, 수입대응품 대비 톤당 15만원  가격 차이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재
中, 크로뮴 첨가 선재 수출 ‘속도’
중국 선재 업체들이 증치세 환급 혜택을 노려 크로뮴을 첨가한 선재 수출에 적극 나서면서 ‘증치세 환급폐지’를 무색케 만들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증치세 환급제’가 현지 업체들의 저가 수출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수출용 선재를 포함한 철강재에 증치세 환급을 폐지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일부 선재업체들이 보론강 선재 대신 크로뮴을 첨가한 선재 수출에 속도를 내면서 편법 수출이 횡행해지고 있는 것.
최근 선재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 사강은 2월 선적분부터 크로뮴을 미량 첨가한 연강선재 수출 계약을 시작했다. 이는 크로뮴을 첨가한 특수강은 증치세 환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증치세 환급 폐지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 업체들의 ‘꼼수’로 받아들여진다.
크로뮴은 보론보다 비싸지만 제품에 미량 첨가되기 때문에 원가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이점을 이용해 중국 선재업체들이 크로뮴을 첨가한 선재 수출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크로뮴을 첨가한 철강재의 수출을 제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고 있지만 편법 저가 수출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저가 수출을 원천에 봉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강관
강관 영향은 ‘미미’
중국의 최근 증치세 환급률 폐지는 국내 강관 제조업체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강관은 이번 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설사 포함됐다 하더라도 국산 강관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수요가(강관업체 포함)들의 중국산 강관 구매가격은 대부분 국산 강관 가격보다 톤당 20만원 이상 차이가 나 환급률이 폐지되었다 해도 큰 영향이 없었을 것이다.
2014년 중국산 강관 수입량은 오히려 2013년보다 3.5% 감소한 40만8,756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내 강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소구경 전기저항용접(ERW)강관 수입량은 무려 66.0% 증가한 2만1,746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환급률 조정 대상이 포함여부를 떠나서 국내 강관 시장에서 포지션이 가장 큰 중소구경 ERW강관에 대한 중국산 수입량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된다.
제품 외 원자재 측면을 통해서 봐도 증치세 환급률 조정안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수출증치세 환급률 조정에서 폭 600㎜ 미만 보론강 열연협폭 강판(시트)는 환급률 13%가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보론강 열연협폭 코일은 9% 증치세 환급이 폐지되는 등 세부 규격 상 엇갈리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중소구경 강관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원자재를 수입할 때 대부분 코일 상태로 들여와 가공 및 조관 공정을 거쳐 강관으로 생산한다.
이는 ▲강관은 연속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점 ▲강관 길이(통상 6m 이상)에 대응할 수 있는 강판(시트)이 드물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따라서 이번 환급률 조정안에서 폭 600㎜ 이상 열연박판(13% 환급률 폐지), 폭 600㎜ 미만 열연박판(13% 환급률 지속)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폭 600㎜ 미만 보론강 열연협폭 코일에 대한 사항도 강관업체들이 큰 신경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현재 중소구경 강관 제조업체들 대부분은 폭 600㎜ 이상 열연광폭 코일을 구매하고 있고 위 열연 구매량은 극히 적어 9% 증치세 환급 폐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된다. 강관업체들은 폭 600㎜ 미만 코일을 사용할 경우 수율이 크게 떨어져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기피해 오던 터였다.
남은 것은 폭 600㎜ 이상 코일이 있는데 이는 9% 증치세 환급이 지속될 예정이다. 통상 강관업체들이 중국산을 수입한다면 이 원자재가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증치세 환급이 계속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진행했던 구매 패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후판에 대한 증치세 환급률 조정안도 아크용접(SAW)강관업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내용을 보면 폭 600㎜ 이상 보론강 후판(코일제외) 13% 증치세 환급은 폐지됐고 폭 600㎜ 미만 보론강 후판(코일제외)은 13% 증치세 환급이 지속된다.
SAW강관업체들 또한 대부분 코일 형태로 중국산 원자재를 들여왔고 설사 시트 형태로 구매했다 하더라도 품질에 대한 불신으로 보론강 후판 구매는 매우 지양해 왔다.
길이 3m 이하 제품을 생산하는 영세 강관업체들이 강판으로 수입하는 사례는 있으나 전체적인 수치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처럼 중국 보론강 증치세 환급률 조정으로 국내 강관업체들의 중국산 원자재 구매패턴이 변할 가능성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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