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공단가, 표준품셈 기준 산정해야”

“철근가공단가, 표준품셈 기준 산정해야”

  • 철강
  • 승인 2015.1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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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광영 ky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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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가공업계 환경 급속 변화…적응력 키워야
“제강사는 운명공동체, 대화로 해법 찾을 것”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넘어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철근 가공업계의 현실이 그렇다. 턱없이 낮게 책정된 가공단가가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의 조합 이사장 공백으로 조합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이에 지난 9월 2일 정세현 부원비엠에스 대표가 제 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정 이사장은 가공업계의 생존과 재도약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상생의 마음’에서 찾아야한다는 강한 소신과 의지를 드러냈다.<편집자주>

- 이사장직을 맡은 소감과 가공업계의 현황을 간단히 짚는다면?
 
  이사장직 제안을 받았을 당시 마음은 굉장히 무거웠다. 철근 가공업계의 어려운 현실 때문에 이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스스로도 못 미더웠다. 하지만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위기 상황을 통감하고 조합이 제 기능을 하며 재도약을 이뤄내야겠다는 결심이 앞섰다. 지금도 가공업계의 내․외적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가공업계 내부에서도 가공단가 현실화라는 큰 뜻에는 일치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에 이견이 있다. 수익은커녕 생존이 절박한 상황에서 최적의 방법이 무엇일지 여러 각도로 조합 차원에서 고민 중이다.   

 

▲ 정세현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現 부원비엠에스 대표)


- 취임 이전 조합의 공과(功過)를 평한다면?  
 

  당시에는 코일철근이 처음 생산되고 고강도 철근 비중이 증가하는 등 제강사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 속에서 가공업계의 분위기를 조성해 고가의 생산 장비 및 자동화 설비 도입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인 건 잘한 일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까지 가면서 마무리가 원만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업계가 더 큰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 가공단가 현실화는 업계의 오랜 염원이다. 현실화의 적정 수준은?   

  가공단가 현실화라고 하지만 큰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기준점을 정부가 정한 ‘건설공사 표준품셈’에 맞추자는 얘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건설공사 표준품셈’은 정부·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이를 토대로 한 적정단가는 SD500이상 기준 최소 톤당 5~6만원이 합당하다고 본다. 이 가격도 설비투자 감가상각 및 인건비 정도를 해결하는 수준이지 운송비와 최소한의 이윤도 확보되지 못한 금액이다.   

  2015년도 표준품셈 기준에 따르면 SD500 이상 철근의 가공단가는 톤당 9만5,000원(Shop Drawing 작성비, 운반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이 포함되지 않은 직접비)이다. 하지만 현재 가공단가는 톤당 3만5,000원~4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수입철근의 가공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공업계에 작용할 변수는?   

  철근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입산 철근의 가공물량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제강사도 이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만 놓고 봐도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경쟁력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품질로도 국산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수입산의 위협은 현실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가공업체들은 국내 제강사와 보조를 맞춰 함께 하겠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어찌 보면 가공업계가 수입억지력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최소한의 가공단가가 보장돼야 제강사와 가공업계의 상생도 가능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 제강사의 로스율 현금지급시행에 대한 견해는?   

  ‘건설공사 표준품셈’에 따르면 철근가공 로스율은 3%(현물 지급)를 보장하게 돼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1.5% 현금 지급을 합의할 수 있겠지만 제강사가 전액(3% 해당)을 일괄적으로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원칙대로 현물 지급을 받되, 가공업체들이 로스율 관리를 철저히 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발전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가공업계와 제강사의 상생·협력을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가공업계와 제강사 모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강사, 건설사, 가공업계는 운명공동체로써 상생·협력해야한다. 가공업체 입장에서는 임가공을 맡아 제강사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제강사는 가공업체들의 절대적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함께 가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가공업계가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과 조합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가공업계는 대한제강에 이어 내년 초 동국제강의 코일철근 생산, 고강도 철근 생산 비중 증가 등 급속한 변화에 대응해야한다. 먼저 업체들 간 반감을 불식하고 유기적 협력관계가 요구된다. 특히 생산량이 떨어지는 설비를 보유한 영세한 가공업체들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조합 차원에서는 모든 가공회사들이 동반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진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전에 준비해오던 표준하도급계약서 승인을 재추진 중이다.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은 매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강사와 건설사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대화 채널을 활성화하고 필요에 따라 간담회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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