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좌담회1-1>저성장 기조 속, 국내 철강 新패러다임 시급

<신년좌담회1-1>저성장 기조 속, 국내 철강 新패러다임 시급

  • 철강
  • 승인 2016.01.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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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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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및 제품 프리미엄화 전략 병행
철강 제조 공급구조, 수요산업 구조에 맞춰야

 올해 국내외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수요 산업도 소폭 회복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수요산업에 맞춘 철강업의 공급 구조 변화, 신강종 개발 등이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철강사들의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16년을 앞두고 지난해 1223일에 7인의 철강전문가를 초청해 ‘2016년 국내외 경제 및 철강산업 전망이란 주제로 신년 특별 대담을 마련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외 경제가 더디게 성장하고 주요 수요산업의 회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주제 - ‘2016년 국내외 경제 및 철강산업 전망 
 △ 일시 - 20151223일 오전 7~9 
 △ 장소 - 서울팔래스호텔  
 △ 참석자(가나다순)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민동준 연세대 교수/ 손창환 포스코 전무 / 송재빈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신현곤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 /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조현래 前 현대제철 전무  
 △ 사회 - 정하영 S&M미디어 편집국장
 
 
 
 -S&M미디어 정하영 편집국장(이하 정하영 국장)
 바쁘신 연말에 좌담회 참석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해 좌담회 주제는 국내경제 및 철강산업 전망이다.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철강이 제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오늘 토론이 독자는 물론 업계분들이 내년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먼저 국내 경제 및 산업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두 번째는 철강 및 수요산업 전망하는 자리를 갖겠다. 세 번째는 철강산업에 영향을 미칠 주요 환율, 통상, 구조조정 등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마지막 정리발언으로 좌담회를 마치도록 하겠다. 우선 포스경영연구원 신현곤 철강연구센터장님이 경제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신현곤 철강연구센터장(이하 신현곤 센터장)
국내외 경제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는 올해 2.8% 성장했고 내년에도 여전히 저성장이 계속 될 것이다. 미국은 괜찮은 편이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다. 유럽이나 일본은 올해의 부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이머징 시장 자체가 내년에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 같다. 중국 경제 역시 신창타이가 말해주듯 감속경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을 다녀왔는데 일부에서는 경제 성장률을 6%대 중반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 내수 자체를 상당히 낮게 보고 있다. 5~6억톤까지도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다수는 그렇지 않다.
국내경제도 수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도 올해수준이 될 것이다. 환율 문제라던가 중국의 저성장 문제를 봤을 때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내년에는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이 큰 화두로 등장할 것 같다.
 
 -정하영 국장
 경제전망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산업연구원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달라.
 
 -산업연구원 정은미 선임연구위원(정은미 연구위원)
 산업연구원은 전망치를 한국은행과 공식적으로 같이 냈다. 2015년 성장률은 2.7%, 20163.2%로 전망했다. 얼마 전 재미있는 분석이 나왔는데 최근 5년 동안 전망치가 항상 하향 조정됐다. 최근 IMF 세계경제 전망치를 보면 2015년은 3.1%, 20163.6%로 조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은 20152.0%, 20162.2%, 개도국은 20154.0%, 20164.5% 등 내년 전망을 조금씩 높게 봤다. 다만 과거 IMF가 발표한 전망을 보면 항상 10월에 했던 전망치가 다음해 4월 전망치 보다 높다. 결론은 지금 전망에서는 올해보다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다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망치가 10~11월에 나왔는데 그 이후 유럽의 폭스바겐 사태, 미국 금리 인상, 유가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20152.7%, 20163.2%. 투자에서는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수출도 낙관적이다. 민간 소비 부문은 가계부채 문제들이 크다. 따라서 위험요인들을 고려한다면 내년에 3% 이상의 경제성장을 예상하는 것은 여전히 낙관적이며, 오히려 낮아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한다.
 
 -정하영 국장
 2016년 경제성장률을 3.2% 말씀하셨는데 민간 기관들을 보면 한국경제연구원이 2.6%를 발표했으며 거의 2% 후반대로 전망하는 것 같다. 정부는 경제 전반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용래 국장(이하 김용래 국장)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보면 세계평균 경제 성장률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은 세계경제 연동성이라고 볼 수 있다. GDP에서 수출 비중이 50% 수준이다 보니 당연한 것 같은데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보면 보통 3%대다. 우리나라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 내외로 2016년에도 2015년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철강협회 송재빈 부회장(이하 송재빈 부회장)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보다 실적치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2015GDP성장률도 3.5~3.9%로 전망했는데 실제는 2.7%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여건변화에 따른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등이 작용한 결과라 판단된다. 2016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높게는 3.2%를 전망하는 곳이 있다. 그러나 세계적 불경기, 엔저, 중국의 저성장 고착화 등을 감안하면 금년에도 다소 하향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해 정부에서는 다양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생각되지만 기업 역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둬야 할 것으로 본다.
  
 -정하영 국장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철강 수요산업 전망을 들어보겠다. 김용래 국장님이 2016년 철강을 포함한 제조업 전망에 대해 말씀해 달라.
 
 -김용래 국장
 크게 봤을 때 수출 부문을 가장 관심 있게 봐주셨으면 한다. 2015년에는 철강을 포함해서 화학 분야에서 수출(금액 기준) 하락 폭이 컸다. 철강은 물량이 소폭 줄었지만 금액 기준에서 하락 폭이 15~20% 정도다. 화학도 물량은 늘어났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떨어졌다. 이는 유가 하락 영향이 크다. 다만 어느 순간 유가나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온다면 반등하기에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수출 등 산업부문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튼튼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본다. 아직까지 위협이 되는 부분도 있다. 차이나리스크, 공급과잉 등 문제는 여전하다. 철강에서도 이제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는 크게 나쁘다 얘기하기에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철강 보호무역 확산의 경우 미국에서도 그렇고 최근 2~3년 동안 무역부진이 나타나고 있는데 사법적인 조치라서 산업부가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는 문제다.
현재 중국, 일본 등 대화채널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그런 채널들을 통해서 서로 물어뜯기보다는 협력으로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용래 국장
 
 -정은미 연구위원
 철강 수요산업은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 부문이다. 건설은 건설투자가 2015년보다 높고 회복될 것으로 본다. 2015년 건설투자 회복은 2010년 이후 대기수요가 어느 정도 나타난 것이다. 아무리 경제가 좋지 않아도 4~5년 정도면 대기수요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현재의 건설투자 회복을 대기 수요에 의한 효과라고 본다면 건설투자의 회복국면으로의 전환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건설투자가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자동차, 조선, 부문은 2015년 생산 증가율이 조금씩 올랐다. 산업연구원 전망치는 자동차가 2.0%, 조선 4.2% 정도다. 2016년에는 2015년 보다 조금 낮다. 자동차가 2.0%, 조선 2.5%로 유지하거나 낮게 전망됐다.
기계가 조금 낫긴 한데 대형 설비투자가 크게 회복되지 않는 이상은 정체할 것 같다.
그나마 수요산업 중 나은 것이 가전이다. 내년 리우 올림픽 특수 수요가 예상되지만 철강수요 확대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 이 상태라면 내년 수요산업은 대폭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재고수준 때문에 명목소비는 소폭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업연구원 정은미 선임연구위원
 
 -신현곤 센터장
 국내 철강수급은 2015년 내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에도 명목소비 5,500만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수출은 20153,100만톤 대비 2016년에는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불안 요소가 많다. 엔저, 위안화 절하, 브릭스 등 세계경기 침체 등 글로벌 경기가 변수다. 생산 측면에서는 2015년에는 2014년 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2016년에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은 우리나라가 수입 감소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폭 줄어들 것 같다. 다만 중국 정부가 설비과잉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얘기는 하고 있지만, 4억톤의 설비과잉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결국은 잉여 생산분이 수출로 내몰릴 것이다. 한편으론 중국 철강사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도 국내보단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국내철강 수급은 2016년에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지속할 것 같다. 수입은 어떻게든 조절되어야 한다. 물론 강제로 막을 수는 없을 테지만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수출도 글로벌 철강경기 둔화 속에서 보호주의 득세 등의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내년은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이다.
 
 -정하영 국장
철강이 다른 업종보다 내년에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인 것 같다. 철강협회의 의견도 말씀해 달라.
 
 -송재빈 부회장
 2015년은 당초 전망치에 못 미치기도 했고, 어느 정도 예측은 했지만 이렇게 악화될 거라 생각하지 못한 한 해였다. 국내 철강재 출하비중은 건설, 자동차가 약 30%, 조선이 20%를 조금 상회하고 있는데 2015년에는 건설경기만 다소 나아졌을 뿐 자동차는 전년 수준에 그쳤고 조선은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수출환경도 악화돼 2015년에만 AD 등 신규 무역규제 조치가 20건이나 된다. 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 중 웬만한 나라로부터는 규제를 받고 있는 처지라 할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경영악화에 직면한 조선 등 수요업계는 물론 철강 중소·중견기업 마저 조금이라도 싼 중국산 소재를 쓰려는 추세다. 결국 수출시장에서는 규제를 받고 국내시장은 수입재에 내어주는 형국이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다보니 수출로 전환해서 발생한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수입재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년에도 철강 수급환경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를 보면 최근 미분양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50대 이상의 금융비용이 자기 수입보다 훨씬 크고 처분 가능한 재산의 80%가 부동산이라고 한다. 최악의 경우 부동산경기 폭락도 우려된다. 내년 총선까지는 부동산 경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는 지금 같지 않을 것이다. 건설경기가 하락할 경우 철근 등 건설용 강재 수입도 감소하겠지만 국산 제품 역시 판매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싼 편에 속한다지만 전기로 및 합금철업체들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5년에 신규 제소된 제품들의 판정결과가 올해 나오게 되면 수출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란이 석유를 생산하고 OPEC 회원국도 감산하지 않는 정책을 지속한다면 미국 등은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강관업체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이다. 초저가 중국산 수입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산 철강가격은 일반적인 생산원가 개념이 통용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국내 수요산업 회복세가 좀처럼 가시화 되지 않는 상황에서 40%에 달하는 수입산 점유율이 지속된다면 우리 철강 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불공정한 수입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급증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개별 국가 중 열연강판 수출물량을 급증시킨 국가가 우리나라인 것에 대해 중국도 인정을 했고 국내 산업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무역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명했다. 또한 국내에 일반형강 제품 수출을 증가시키고 있는 일본에도 우려스런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러한 대응활동은 정부와 민간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병행해야 한다.
2016년에는 건설용 자재 24개 품목의 KS기준을 상향시킬 예정이다. 전적으로 수입을 막을 수 없겠지만 저가의 불량제품 유입을 차단할 수 있고 소비자 단체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수출 측면에서는 제소국가와도 우호적 관계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수출시장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국산 후판에 대해 덤핑혐의로 제소한 대만을 방문, 정부 관계자를 공식적으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무역제소가 증가추세에 있는 아세안국가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아세안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국내 철강업계가 더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한-아세안 민간 철강협력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철강을 철강 자체의 문제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한국철강협회 송재빈 부회장
 
 -정은미 연구위원
 2016년에 대부분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거시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건설투자가 2014년에 6.0%, 20154.6%, 2016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2015년 보다 높은 수준으로 투자될 지에 대해서는 민간 가계부채라던가 주택 공급과잉 등을 고려할 때 장·단기적으로 볼 때 어려울 것으로 본다. 건설투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정부가 아무리 재정투입을 해서 SOC를 늘려도 전체적인 건설투자를 결정짓는 건 결국 민간부문의 건축투자다. 민간 부문에서 건축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어야하는데 그 부분이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에 2016년에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쉽지 않다. 경상가격 기준으로는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철강은 물량 기준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올해 철강 수급추이를 보면 건설 경기 호조로 인해 내수가 늘어난 강종들이 있다. 그런데 수요증가가 그대로 생산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수입증가로 연결된다. 이는 내수 증가에 대한 탄성치들이 수입에서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16년 시장이 좋아진다면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2015년은 수입을 잘 막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입이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다. 국내 수요가 늘어나도 그것이 모두 우리 철강산업의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연세대 민동준 교수(이하 민동준 교수)
 내수와 우리 철강산업의 탄성치를 어떻게 높여가느냐의 좋은 과제를 주신 것 같다. 자동차를 제외하고 조선, 건설, 기계 등 수요산업과 철강 간 연결고리가 점점 느슨해지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하면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한다. 가격이 됐든 서비스가 됐든 정책적인 노력, 철강의 공급자와 수요자 간 관계 개선을 통한 철강 수요의 내재화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또 기존 강종은 물론 앞으로 미래 산업에 대응하는 신강종에 대한 연결고리를 타이트하게 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노력해야한다.
 
 -정하영 국장
 업계는 내년 철강 산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꼭 들어봐야겠다.
 
 -포스코 손창환 전무(이하 손창환 전무)
 예전에는 근 10년 동안 철강소비 증가율이 세계 경제성장률 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됐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세계경제성장률은 3%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철강소비증가율은 전년대비 1.7%나 감소했다. 중국의 소비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내년의 경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올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소비가 전망되나, 중국은 올해보다 2천만 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중국의 수요 감소분뿐만 아니라 잉여공급 물량이 쉽게 넘어와 매우 어려워진다. 사실 지금은 중국이 대규모의 잉여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어 국내 수요산업 수급을 보는 게 큰 의미가 없어졌다. 예전 같은 경우 일본 철강은 굉장히 비싸고, 중국 철강은 품질이 안 맞아 수급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돼 일본 철강은 엔저와 구조조정으로 우리 제품 보다 저렴하고, 중국 철강은 품질이 향상돼 웬만한 용도로는 다 쓸 수 있게 됐다. 물론 2차 가공하는 건설업체나 조선업체는 수급이 중요하겠지만, 소재를 취급하는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정하영 국장
 아주 간결하고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다. 다음은 조현래 전무님의 말씀 부탁드린다.
 
 -前 현대제철 조현래 전무(이하 조현래 전무)
 수요산업을 보면 정 박사님이 올해 자동차가 2.0% 성장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지난해에 비해 전체 생산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중국 로컬 자동차업체들이 많이 성장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자동차강판 수요가 줄어든 상황도 있었다. 내년에는 중국에서 자동차 구매세 인하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또한 아세안, 남미 등 신흥시장에서의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에 자동차 강판은 전체적으로 생산이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설은 올해 주택 분양이 48만호로 전년대비 41%가 증가하는 등의 호조가 이루어져 철근과 형강 수요가 많이 늘었다. 내년에도 주택분양이 상반기까지는 호조를 보일 것 같아 봉형강 수요가 올해 수준은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조선은 내년에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조선에 연관이 되는 게 에너지 분야인데 저유가로 인해 해양 프로젝트가 감소하는 등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년에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선이 많이 어려워져 후판이나 조선용 형강 수요가 감소할 것 같다.
 
 -민동준 교수
 자동차 산업의 경우, 대형 자동차를 통한 고급화나 경량화에 따른 고급화 추세를 감안한다면 자동차산업의 생산대수와 철강 수요간 차감수요는 그렇게 증가하지 않고 있으며 탄성치도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조현래 전무
 수요산업 자체도 하행인데다가 특히 중국에서 공급을 무한대로 하니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신현곤 센터장
 지난번에 중국을 방문해보니 중국 자동차도 올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의 건설경기가 부진하니 건설에 들어가는 트럭 등 상용차의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SUV 등을 제외하면 단기적으로 정체기를 맞은 상황이다. 물론 장기예측은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것 같았다. 중국의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어 철강업계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은미 위원
 자동차 수출은 올해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는데 내년 수출 증가률이 2%대에 그친다. 그렇다면 자동차 수출이 2014년 수준으로 회복을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내년에 조금 늘어나더라도 올해 감소량을 보충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하영 국장
 현대·기아차가 올해 목표 달성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알고 있다.
 
 -조현래 전무
올해 약 800만대 수준으로 목표에 조금 못 미칠 것 같다.
 
 -송재빈 부회장
 자동차산업 입장에서 볼 때 생산대수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500만대라 하더라도 벤츠, BMW 7시리즈 이상의 고급형으로 생산, 판매한다면 훌륭한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자동차업계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많은 변화를 주고 있으며 더욱 노력하겠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현래 전무
 양적, 질적 성장을 같이 도모해야 한다. 기존 일반 차 외에 고급차를 추가로 성장시키면서 지속적으로 럭셔리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하영 국장
 민동준 교수님이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을 바탕으로 철강업을 전망해 주길 바란다.
 
 -민동준 교수
 중국 변화든 세계 경기가 나빠서 그렇듯, 이유가 어떻든지 앞으로도 변화하지 않는 명제는 철강산업은 장기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근데 명제에 대한 원인에 대하여 모든 분들이 중국이라고 지적하는데 중국은 표면상 이유라고 본다. 첫 번째는 현재 중국의 문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내부적 문제를 자극하고 가속시키고 있다는 관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일본 같은 경우를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상당한 고민을 산업정책적으로 완화시키고 있는 부분이다. 다시 말하면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볼 때 중국의 문제는 우리의 내부적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상당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두 번째는 현재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정부가 떠 받쳐야 할 정도로 안산, 바오산 등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관점이다. 중국 정부가 보조도 없이 올해 임금 30% 삭감하는 등 고용문제 때문에 인원은 줄이지 못하고 임금을 삭감 했다는 얘기는 중국 정부가 그렇게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상황이 아니란 의미 같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역발상으로 가져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조금 이 시기를 넘어가면 분명히 조정기가 남아 있어 지금이 바로 조정기에 들어가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현장에 있는 분은 다 어려워하실 것으로 판단된다. 객관적 입장에서 철강산업을 보면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내수시장 보호하려고 노력했을까? 일본의 강종 개발 노력을 간과했을까? 우리가 과연 강종 개발을 했었을까?라는 부분이 명제로 떠오르게 되면 우리가 4~5년 동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향후 20년이 결정된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으로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 또 중국에만 주목하다보니깐 놓치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미국 철강산업의 부하를 잘 봐야 한다. 미국시장은 매우 크고 안정된 시장이긴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면 탈고로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발견된다.
 
 에너지 변환에 따라 상당부분 강종들의 탈고로를 통해 접근해오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5년 뒤에 미국이라는 시장이 마켓이 아닌 공급자로 나타난다면 우리나라는 미국이라는 시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말이다.미국시장을 우리가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중국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국시장도 잘 관찰해야한다.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더 빨리 어려움에 빠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인 3년 사이에 덤핑도 실시할 것이고 동남아시아 물량도 밀어내는 등 여러 액션을 취하겠지만우리나라 철강산업이 그 정도의 적응력과 산업적 체력은 갖고 있다고 믿고 싶다. 국내 시장은 잘 지키면 될 것 같고 3~4년 동안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10~20년이 결정이 된다고 본다. 우리 논의의 가장 큰 그림은 내년 한 해의 문제가 아닌 장기적인 큰 변화 시기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등 몇 가지들을 실시한 후 5년의 모습을 그리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년은 어려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에 어떻게 밑그림을 그릴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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