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가 10년 이상 걸려…공동 경영도 50%가 10년 이상
뿌리 산업체들이 소위 3D(어렵고,더럽고, 위험한) 산업으로 분류되면서 좀체 승계가 이뤄지지 않지만, 승계가 진행되는 기업 역시 그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승계를 위한 공동경영 기간도 오랜 시간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소장 이상목)에 따르면 뿌리업체 승계 기간은 5년∼10년 미만이 32.5%(68사)로 조사됐다.
이어 10년∼20년 미만이 22.4%(47사), 20년 이상이 16.7%(35사)가 그 뒤를 이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승계 기간이 10년 이상인 기업이 39.1%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경우 승계 기간이 짧고, 빠른 것과는 대조된다.

실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상반기 지병으로 쓰러진 이후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빠르게 경영권을 이양했다. 이로 인해 재계는 만 3년이 채 안돼 이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권을 장악 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국내 2위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도 비슷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부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최근 2년 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공동 경영 형태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 회장의 나이와 건강 등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이 빠르면 1, 2년 안에 그룹 경영권를 장악할 것이라는 게 역시 재계 분석이다.
LG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등도 상황은 비슷, 경영권 승계가 짧고 빠르다.
반면, 뿌리산업의 경우 5년 미만의 승계 기간은 28.4%(59사)로 파악됐다.
이를 업종별로 보면 주조의 경우 10년∼20년 미만이 34.7%(6사)로 최고를 기록했르며, 5년∼10년 미만이 32.1%(5사), 20년 이상도 12.8%9(2사) 였다.
금형은 20년 이상이 43.4%(13사), 10년∼20년 미만도 33.4%(10사) 등으로 다른 업종보다 승계 기간이 길었다.
소성가공도 5년∼10년 미만이 33.4%(25사), 10년∼20년 미만 26%(19사), 20년 이상 20.3%(15사) 였으며, 용접은 5년 미만이 40.6%(11사)로 승계가 상대적으로 짧았으며, 10년∼20년 미만 22.7%(6사), 20년 이상은 9.2%(2사)에 불과했다.
표면처리 분야도 승계가 단기간에 진행, 5년∼10년 미만이 53.2%(31사), 5년 미만이 37%(21사), 10년∼20년 미만 9.8%(6사)였고, 20년 이상은 없었다. 열처리는 5년 미만이 47.6%(2사). 20년 이상도 52.4%(2사)로 승계 기간이 극과 극을 보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승계 기간이 짧았다.
1인∼9인 기업은 5년∼10년 미만이 38.4%(40사), 25년 미만이 28%(29사), 20년 이상이 20.2%(21사) 순이었고, 10인∼19인 기업은 5년 미만이 36.1%(13사), 5년∼10년 미만 21.8%(8사), 20년 이상 23.9%(9사)였다.
20인∼49인 업체는 5년∼10년 미만이 48.3%(17사)로 가장 많았고, 5년 미만도 26.7%(9사)로 높았다, 반면, 10년∼20년 미만은 16.6%(6사), 20년 이상은 8.6%(3사) 등 상대적으로 낮았다.
50인∼199인 기업은 10년∼20년 미만이 71.6%(13사)로 최고를 기록했고, 5년∼년 미만도 19.5%(4사)로 집계됐다. 20년 이상은 0%.
200인∼299인 기업도 10년∼29년 미만이 57.7%(3사), 20년 이상이 42.3%(2사)로 대체적으로 승계 기간이 길었다.
300인 이상은 5년 미만이 58.5%(6사), 10년∼20년 미만이 41.5%(5사) 였다.
공동 경영 기간도 5년 미만이 37.3%(42사), 10년∼20년 미만이 36%(41사), 20년 이상 13.8%(16사), 5년∼10년 미만 12.9%(15사) 등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금형이 5년∼10년 미만이 49.9%(10사), 5년 미만이 30.4%(6사), 20년 이상이 19.7%(4사) 였으며, 소성가공은 5년 미만이 61.9%(30사)로 가장 높았고, 20년 이상은 7.2%(4사)로 낮았다.
용접의 공동 경영은 10년∼20년 미만과 20년 이상이 각각 56.2%(10사), 43.8%(8사)로 상대적으로 공동 경영이 길었다. 표면처리의 경우 10년∼20년 미만이 72.1%(15사), 5년 미만이 27.9%(6%)로, 열처리는 10년∼20년 미만이 100%(4사)로 각각 집계됐다.
주조 업종은 경영 승계가 없었다.
기업 규모별 공동 경영은 1인∼9인 기업이 10년∼20년 미만이 37.8%(24사), 5년 미만이 33.4%(21사) 등 대부분을 차지했고, 20년 이상은 12.8%(8사)에 그쳤다.
10인∼19인 기업도 5년 미만이 42.9%(12사), 10년∼20년 미만이 27.5%(8사)였고, 20인∼49인 기업도 10년∼20년 미만이 65.5%(6사), 5년 미만이 34.5%(3사) 등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공동 경영 기간이 짧았다.
50인∼199인 기업은 5년년 미만이 46.4%(6사)로 최고를 기록했으나, 20년 이상 28.1%(4사), 10년∼20년 미만 25.5%(3사) 등으로 공동경영이 반반으로 집계됐다.
200인∼299인, 300인 이상 기업은 공동 경영 사례가 전무했다.
이에 대해 열처리업체 한 관계자는 “뿌리산업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힘든데다, 국내 산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이라 오너와 오너 2세들은 가업 승계를 꺼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뿌리산업 진흥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 관련 산업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들의 승계는 73사, 공동경영은 60사, 경남(각각 78사, 31사), 경북(34사, 15사) 등 공업이 발달한 지역이 충청도(14사, 4사), 전라도(9사,3사), 강원·제주(0건) 등 공업 낙후 지역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