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위기극복 힘 모으자

자동차 산업, 위기극복 힘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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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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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성수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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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 이성수 원장. 기술원 제공

1903년 고종황제가 미국공사 알렌을 통해 미국산 자동차 한 대를 들여온 게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였다. 1912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운송업이 시작되면서 자동차 보유대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사고를 단속하기 위해 1915년 지금의 도로교통법에 해당하는 ‘자동차 취체령(取締令)’이 공포되기도 했다.

1960년대에는 자동차공업 종합육성계획, 자동차 국산화 3개년계획, 자동차 제조공장 허가기준 발표 등이 이어지며 자동차산업의 정책과 제조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이룬다.

현대자동차가 설립된 것도 이즈음인 1967년이다. 또한 하동환자동차가 부루나이와 베트남에 대형버스 20대를 수출하면서 자동차 처녀수출도 이뤄졌다.

올해는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이루어진지 5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전북의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그 보다 훨씬 짧다. 1995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버스공장 준공과 1997년 대우자동차(現 한국GM)의 군산공장 준공을 계기로 자동차산업이 시작된다.

이후 2012년에는 자동차 생산량 34만대에 생산액 12조원, 수출 53억달러(6조3,000억원)로 전북 제조업의 28%, 수출의 43%를 차지하는 주력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제 갓 20살 나이의 산업치고는 규모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뤄왔다.

다만, 최근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가 전북자동차 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12년에 비해서 생산액은 물론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어제의 효자산업에서 중국과 선진국사이의 넛크래커(nut-cracker) 산업으로, 더 심하게 표현하자면 가격과 기술 공세에 샌드백 신세가 되어 가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때마침 정유년(丁酉年, 2017년) 닭띠해 새해 벽두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한국GM은 1월 주력모델인 크루즈의 신차 발표를 앞두고 있고, 타타대우상용차는 버스 시장 진출을 위한 중형버스 개발과 소형 트럭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결과 또한 좋기를 간절히 염원해본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전북 자동차산업의 중흥을 이루기 위한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미래형 자동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탄소 등 지역 생산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경량화 기술, 트럭․버스 등 상용차에 대한 친환경 기술,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구축 중인 주행시험장과 새만금 산업단지, 그리고 자동차융합기술원, 탄소융합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 등 연구기관의 인프라와 새만금 신항만 등을 연결한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의 국책사업화를 적극 추진해야한다.

다음으로는 세계화를 위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국가적으로 산업적으로 기술적으로 경계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의 핵심 키워드가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침투한다는 의미를 가진 접근성(Accessibility)임을 주목할 때, 부품산업은 완성차에 전속된 산업생태계가 아닌 개별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춰야겠다. 선진국과 아세안 등 신흥국에 대한 마케팅과 관련 인력의 육성․공급, 그리고 국제인증평가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틈새시장 발굴에도 전력을 다해야겠다. 제조인력의 감소, 고령화와 3D산업 기피와 약자에 대한 복지와 궤를 같이 하는 특장산업은 대표적 틈새산업이다. 전세계 차량보급과 교통사고의 증가로 인해 수요가 늘고 있는 대체부품도 향후 주요한 틈새시장으로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신흥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 아세안 등지에 금형 시장 개척도 틈새를 겨냥한 시장이다.

마지막으로 융합과 협력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 항공사들은 전세계적인 항공망을 구축하여 경쟁력을 갖추려는 시도로 국제선사와의 상호 얼라이언스를 구성하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산업적으로 범위가 더 넓은 자동차산업에서의 융합과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두 말하면 잔소리다.

420년 전 1597년 정유년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은 12척의 전선(戰船)으로 왜선 133척을 맞아 크게 이겼다.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는 ‘상유십이(尙有十二)’의 불굴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기술원도 절실하게 묻고 살펴 실질을 추구하는 절문근사(切問近思)의 남다른 자세로 플랫폼 구축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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