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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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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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필수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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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리콜 청문회를 통해 자발적 리콜(대규모 결함 시정)을 거부한 현대차 그룹에 강제 리콜 조치가 내려졌다. 대상은 12개 차종, 24만대다.

이미 17만대의 세타2 엔진 결함도 리콜 중이라, 모든 리콜 대상 차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리콜은 안전장치에 문제가 있는 차량에 내려지는 의무사항인 만큼 자주 발생하면 그 만큼 고객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게된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자발적 리콜을 평가한다고 해도 결국 리콜은 고객에게 시간·정신적 피해는 물론,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리콜은 모든 것을 고객이 부담하는 셈이며, 완성차 업체의 리콜이 잦다는 것은 출고 이전에 품질제고 등 여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차량 개발 이후 충분한 실증 로드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것이며, 품질 검증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리콜 대상이 증가하는 이유는 급증하는 차량 부품 수도 이유가 되겠지만, 완성차 업체의 품질검증 절차 문제와 시장에서 더욱 강해진 철저한 검증제도도 한몫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국토부의 리콜 권고를 거부하고 청문회를 신청한 현대차그룹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처음으로 리콜 청문회를 신청했다는 측면도 그렇고, 매우 보수적인 국토부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어느 모로 보나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판매가 반토만막이 났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현상이 6개월 이상 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 있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면서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에 들러갈 경우 현대차에는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해외 시장 개척이 쉬운 것도 아니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는 더욱 위축돼 있다. 수입차와 마이너 3사가 현대차와 치열한 점유율 전쟁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노사문제는 매년 암적인 존재로 치유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리콜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국토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결함을 숨긴 것은 아닌 지 검찰에 수사 의뢰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청문회으로 득보다는 실만 극대화시켰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덤으로 얻었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현대차그룹이 내부 조직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조직해야 한다. 문제점을 덮거나 검증에 소홀한 부분을 철저하게 제거하고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제점을 확인하고 그룹 차원에서 양심 선언과 함께 고객 관점에서 보는 시각을 강화해야 한다.

삼상전자가 문제 발생 초기 휴대폰 갤노트7의 폐기를 결정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은 점은 현대차에 좋은 본보기다.

앞으로 현대차의 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적당한 땜질식 처방보다, 시장은 조직 개편과 재정립, 양심선언 등 새로운 모습을 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새롭게 재탄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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