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조합 서병문 이사장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주물조합 서병문 이사장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 뿌리산업
  • 승인 2017.06.01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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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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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서병문 이사장. 정수남 기자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서병문 이사장은 국내 주물업계를 비롯한 뿌리업계 발전을 위해 73세의 고령이지만, 올해 2월 이사장직을 다시 맡았다.

지난 20년 간 서 이사장은 조합 이사장으로 업계 이익을 대변하고 발전을 주도 했지만, 여전히 미진하다는 게 이사장직 재수락 이유다.
이에 따라 서 이사장은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향후 4년 간 국내 주물 업계를 이끈다.

현재 주조를 비롯해 6대 뿌리업계가 대부분 경영의 어려움으로 도산 위기에 놓여있어서다.

이에 대해 서 이사장은 “지난 50여년 간 주물기업을 운영했지만, 최근처럼 어려운 때는 처음”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는 주물기업의 가장 큰 고객 가운데 하나인 조선 산업이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저가의 중국산이 중장비와 산업기계 분야를 잠식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가와 임금은 꾸준히 상승했으나, 납품단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는 점도 주물기업을 어렵게 하고있다고 서 이사장은 설명했다.

실제 조선의 구조조정과 자동차, 중장비 등 수요산업의 침체,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주조물량은 연평균 40% 이상 급감했다. 반면, 지난 3년 간 납품단가는 ㎏당 200~300원 가량 내렸다.

이로 인해 경남 창원에서는 유력 중소기업이자 서 이사장이 경영하는 비엠금속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매출이 30%(630억원→440억원,2012년대비 2016년) 급감했다.

비엠금속의 같은 기간 수주 물량도 3만4,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29%, 납품단가 역시 ㎏당 18%(1,400원대→1,150원대) 각각 축소됐다.

반면, 최근 10년 간 최저임금은 71.6%, 전기요금은 49.8%가 각각 오르는 등 제조원가는 급등했다.

이에 따라 서 이사장은 ▲남품단가 연동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전면 도입을 추진한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전기요금, 임금 인상 등 원가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2010년 10월 법안이 통과됐으나, 전면 시행은 요원한 상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발주처가 일방적으로 발주를 취소하거나 구두로 명확한 근거 없이 발주해, 임의로 납품단가를 내일 경우 이를 배상하게 하는 제도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은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 계류 중이다.

서 이사장은 “이들 두 제도가 모두 대기업을 상대로 한 것이라 도입과 시행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전면 도입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조는 6대 뿌리산업을 비롯해 제조업의 근간으로 주조가 무너지면 국내 산업의 경쟁력 역시 상실한다”면서 업황 회복을 위한 새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당부했다.

현재 국내 대부분 주물 기업들은 “근래 들어 가장 어려울 것이다. 주물 기업이 마지노선에 다다랐다”며 올해가 주조 등 뿌리기업에 최대 고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정부의 올해 뿌리산업 진흥정책 예산은 558억원(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청)으로 전년보다 12%(78억원) 줄었다. 이중 산업부 예산은 2013년 408억원에서 이듬해 51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486억원, 2016년 490억원에 이어 올해는 다시 전년보다 30% 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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