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철 이야기) 철 성분을 이용한 범죄수사

(생활 속 철 이야기) 철 성분을 이용한 범죄수사

  • 컬럼(기고)
  • 승인 2019.01.2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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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도연 기자 kimdy@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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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원 철강연구센터 이종민수석연구원

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이나 추리·탐정 영화 등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범죄수사 방식 증 하나는 혈흔 검사이다. 범인이 증거를 숨기기 위해 혈흔을 지웠다고 해도 범죄 현장이나 사용한 흉기를 가지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혈흔 검사에 사용하는 지시약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루미놀이다. 루미놀은 혈흔의 감식에 널리 쓰이는 질소 헤테로고리 화합물로서 분자량 177.16, 녹는점 329∼332℃의 연갈색을 띤 흰색고체이다.

우리 혈액은 액체 성분인 혈장과 세포 성분인 적혈구, 백혈구 및 혈소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혈장은 옅은 노란색의 끈기 있는 액체로 약 염기성(pH 7.4)이며, 혈액의 55%를 차지한다. 이러한 혈장은 약 90%가 물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 단백질, 지질, 당, 무기 염류 등이 용해되어 있다.

혈장 단백질로는 알부민이 가장 많고,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피브리노겐과 항체인 감마 글로불린 등이 있다.

백혈구는 위족운동으로 움직이면서, 몸 밖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나 세균 등을 포식하는 식균작용을 하여 세균 감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혈소판은 백혈구와 같이 형태가 일정하지 않으며, 출혈이 있을 때 혈액 응고의 초기작용에 관계한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가지고 있다. 헤모글로빈은 적색을 띤 단백질이며, 헴과 글로빈으로 이루어져 있다. 헴 분자의 중심에는 철(Fe)이 위치한다.

루미놀 반응의 원리는 염기성 용액에서 루미놀은 두 개의 수소를 잃고 두 개의 산소원자가 6각형 고리의 중간에 다리형으로 결합(산화)한다. 이 산화된 상태는 불안정하므로 곧 질소가 기체로 되며 떨어져 나간다. 이 떨어져 나간 중간체는 높은 에너지 상태로 불안정하므로 곧 내부 에너지를 빛 에너지의 형태로 내어 놓고 안정한 저에너지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때 파란 색깔의 화학 발광을 하는 것이다.

혈흔 검사가 가능한 이유는 혈장 단백질은 그 점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계면활성제로는 혈장단백질과 거기에 엉겨 붙은 적혈구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물로 청소를 한다고 하더라도 혈흔은 쉽게 지워지지 않으며, 범인이 세탁 세제를 사용하더라고 혈흔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루미놀 반응은 혈액을 1~2만 배 이상으로 희석시켜도 검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서 루니놀은 사람의 피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물질은 아니다, 동물의 피는 물론 각종 금속과도 반응하여 발광한다. 따라서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이 사람의 피인지 혹은 동물의 피인지는 별도의 검사 키트를 사용하여 구분할 수 있다. 또한 루미놀 시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혈액은 DNA 검사 시 정확한 결과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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