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M&A의 길(5) “M&A 하고 싶은 대상기업을 리스트 업 해라. 산업 분석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마라”

성공적인 M&A의 길(5) “M&A 하고 싶은 대상기업을 리스트 업 해라. 산업 분석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마라”

  • 컬럼(기고)
  • 승인 2019.09.30 06:15
  • 댓글 0
기자명 유상원 sn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상원제이드 어드바이저리재무자문사 대표
제이드 어드바이저리 재무자문사 유상원 대표

속담 중에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세부적인 사항보다는 큰 흐름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M&A 세계에선 숲을 너무 오래 보느라 정작 비슷한 수많은 나무 중에 어떤 나무를 선택할지 주저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새로운 산업에 M&A를 통해 진출하려는 기업의 경우 외부 컨설팅 또는 내부 전문 인력을 통해서 많은 시간을 들여 분석한다. 문제는 새롭게 뜨는 산업이나 첨단 분야의 경우 기대치에 부응하는 전문가가 글로벌 컨설팅회사에도 많지 않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전문가는 비메모리 산업을 잘 모른다. 오일/가스도 유전개발업과 정유업은 전문가가 전혀 다르다. 일반적인 제조업도 세부산업이 무수히 많은데 첨단산업은 더 심하다. 그래서 엔지니어가 M&A를 주도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기술 분야 분석에 너무 몰입되어 상업성이 있는 대상을 외면하거나 인수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신기술 획득을 위한 M&A 추진 시 국내기업들이 원천기술 확보 여부 및 자체 설비공장 보유 여부를 매우 중시한다. 따라서 원천기술은 보유하지 않으나 이를 외부에서 구매하여 사업화하거나 설비 같은 유형 자산 없이 외주를 통해 제조하는 이른바 외주생산(outsourcing) 분야는 실적과 전망이 양호해도 국내기업들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기술적 우위성 여부와 의존성은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 그러나 관련된 당사자들이 서로 의존적이고 계약으로 그 이탈의 방지하는 장치가 합리적이면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누구나 선진국 기업에 의해 과점 된 첨단기술만을 인수하고 싶어 하고, 어떤 기술이 최고인지 공부를 좀 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잘 나가는 첨단기술 사업만 있는 기업보다 잘 안 되는 사업들도 있는 기업을 인수대상으로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프로축구나 야구구단의 스카우트들은 점찍은 선수들을 몇 년간 꾸준하게 모니터링하고 그 대상자들의 순위를 계속 업데이트한다. M&A에도 인수하고 싶은 산업이 아니라 인수 후보 기업들의 명단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해당 List에는 당장 인수가 힘들어 보이는 대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과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 등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주시하면서 우선순위를 업데이트하는 일이 필요하다. 사업 전망이 좋은지 어떤 기술이 탁월하다는 분석은 M&A 분야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결국 대상 기업 단계까지 내려와야 하고 투자 대비 잠재력에 대한 판단으로 현실적 인수 대안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오지 않는 한 아무 의미 없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