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민영환과 이승만」 -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기 위해 뭉친 두 사람 이야기!

(서평) -「민영환과 이승만」 -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기 위해 뭉친 두 사람 이야기!

  • 컬럼(기고)
  • 승인 2019.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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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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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민영환과 이승만」을 접하며 민병문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책 내용의 두 주인공은 조선말에 태어난 사람이다. 민영환은 1861년에 태어났고, 이승만은 1875년에 태어나 무려 14세 차이가 난다. 두 사람은 만남과 헤어짐, 시작과 끝이 절묘하다. 그들이 뭉친 것은 배달민족, 환인, 환웅과 단군자손으로서 옛 고조선의 영화를 되찾자는 일념에서이다. 작가는 사실을 기둥 삼아 상상력으로 사건과 일화를 만들어 소설의 집을 흥미롭게 지었다.

북한산 문수암에서 두 사람은 첫 대면을 한다. 불당 앞 계단을 서성대며 주변 풍경에 취해있는 민영환에게 소년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선비님, 부처님께 뭘 빌었어요? 과거 급제, 아니면 수명장수?” 당돌한 소년의 질문에 민영환은 흥미를 느끼며 그와 다정스럽게 얘기를 나눈다.

그러던 중 소년은 한시 하나를 남기고 어머니와 홀연히 자리를 뜬다. 그 시는 ‘바람은 손이 없어도 나무를 흔들고 달은 발이 없어도 하늘을 간다네.’라는 내용이었다. 민영환은 소년 이승만이 남긴 심오한 시 내용에 감탄하며 아쉽지만, 훗날을 기약한다.

소년은 커서 황제 폐위 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1899년부터 1904년까지 5년 넘게 옥살이를 한다. 출옥 후 문수암에서의 인연으로 민영환은 이승만의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한다. 그의 충실한 조언은 이승만이 정치 외교를 통해 활발한 독립운동을 하게 된 원동력이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숙명처럼 이끌리어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기 위한 혈맹의 동지가 된다.  

특히 책 말미 민영환의 주선으로 이승만이 1904년 대한제국 독립을 청원하고자 미국 방문이 눈에 띈다. 그가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대한제국 밀서와 하와이 교포들의 청원서를 전하지만, 일본의 반대 공작으로 정식 접수에는 실패한다. 강대국들의 나눠먹기식 밀약에 그는 땅을 치며 통탄한다. 그러던 사이 대한제국은 을사오적의 밀실 조약으로 외교권이 일본으로 넘어간다. 민영환은 이 조약의 부당함을 단식으로 항거하다 마중물이 되고자 끝내 45세 나이로 자결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역사적인 사실을 근저에 두고 있다. 그 외는 가공인물을 등장시킨 사건들은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산물이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허구(虛構)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 허구만은 아니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있다. 그 메시지를 이해하고 소설을 읽으면 재미를 더할 것이다.

후대에 와 정치적 관점에서 보수와 진보 편에서 바라보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잘못한 부분 이상으로 잘한 부분이 많은 애국지사라는 것은 역사적인 고증에서 잘 나타난다. 특히 1910년부터 해방 이전 동안 해외에서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한 독립 운동가였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작가가 과거를 반추(反芻)한 것은 희망적인 미래를 열기 위해서일 것이다. 더불어 대한민국이 세계 11대 경제 대국이 되기까지 자주독립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선현들이 있었다는 것을 되새긴 것이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한반도로 쪼그라든 현실을 개탄하며 ‘옛 고조선의 영화를 되찾자’라며 독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사람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이 독서다”라고 했다. 자손들에게도 쉼 없이 “시간이 허락하면 글을 읽고 쓰라”고 강조했다. 살아생전 500여 권을 집필하신 선생은 독서와 관련된 일화도 전해진다. 그중 하나로, 9세에 어머님을 여의고 슬픔과 상실감을 달래기 위해 독서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처럼 독서는 마음을 살찌우기도 하고 때로는 슬픔까지 달래준다. 책 읽기 좋은 계절 민병문 작가가 쓴 장편소설 「민영환과 이승만」  속으로 빠져 들어보자.

(기파랑 펴냄/값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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