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업계 맏형 포스코의 변화를 보며

철강 업계 맏형 포스코의 변화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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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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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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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현실화 되고있다.

연간 단독기준 매출액 32조원 규모인 철강 공룡기업 포스코가 18일부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1시간씩 앞당겼다. 9월 임·단협에서 노사간 합의로 8-5제 시행에 돌입했다.

시대적인 소명과 사회적인 트렌드에 발맞춰 일과 삶의 균형으로 저녁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도 하고 육아지원도 하고 삶의 질 향상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 업계 맏형격인 포스코가 근무조건을 선도해서 시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1~2년 내로 철강 업계로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 대기업들은 이미 4조 3교대가 상시화 돼있다. 

아직은 시행 초기단계여서 그런지 포스코그룹 내부 일부 업체에서는 사무직 근로자들의 퇴근시간을 두고 진풍경이 전개되고 있다는 뒷 이야기다. 오후 5시 사무직 말단 직원들이 퇴근시간에 맞춰 퇴근하기 위해 본부장급들은 오후 4시경 먼저 1차로 퇴근한다고 한다. 다음은 임원이나 그룹장들이 사원들에게 5시 퇴근시간을 맞추라고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90년대 초 삼성에서 출퇴근길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하는 7-4제를 도입하면서 많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격주휴무제에 이어 주 5일제가 철강 제조업계에 이어 유통에서도 서서히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토요일 휴무가 되다 보니 지금은 금요일 사실상 주말이 된 셈이다.

시기상조인지 모르지만 포스코사무직에서 8-5제로 근무시간이 조정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연말 과제업무를 종료하는 연구소와 수출납기를 급하게 맞춰야 하는 계약부서는 현실성을 감안해 탄력적인 근무조정이 필요하다. 퇴근시간 됐다고 무조건 내몰다 보니 도무지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헤프닝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중소·중견업체들이 문제다. 철강 업계 내에서는 업종별 규모별로 다양한 업체들이 있다. 300인 미만 기업의 주 52시간 근무에 대한 정부의 보완책이 최근 발표됐다. 결론적으로 중소기업 주 52시간은 사실상 1년이 유예된 셈이다. 현장의 애로사항과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대기업들은 패밀리데이니 주 1회 칼 퇴근을 통해 이미 사전 나름대로 주 52시간 체제를 준비해 왔다. 중견·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철강 유통 및 가공, 주·단조 금형 용접 도금 열처리 등 뿌리기업에는 이번 조치로 당분간 사지로 내몰리는 것은 면할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3분기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나 줄었다고 한다. 2012년 국제회계기준(ISIR) 도입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주 5일제 근무시간 도입 이후 잔업이 없어지고 근무 외 시간이 줄다 보니 당연하게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얇아졌다. 저녁이 있는 삶은 좋다. 그런데 기업들은 곶간이 비어가고 근로자들은 시간은 되는데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주말 방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한 것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현실성이 뒤따르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철강 업계에 불어닥친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변화의 대세라면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변화하되 업계 현실성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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