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힘들다, 그러나…

전쟁은 힘들다, 그러나…

  • 철강
  • 승인 2020.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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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희정 기자 hjkim@s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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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은 탐색한다. 전쟁은 힘들다. 상대의 세력이 강하므로 신중해야 된다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그러나 신중이 지나치면 ‘소심’이 되는 법. 그게 항시 두렵다. 허나 어디까지가 신중이고 어디까지가 소심인가.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성공하면 신중이 되고 실패하면 소심이 될 뿐이다’

바둑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미생에 나온 구절이다. 책은 막 인턴에서 사원이 된 주인공 장그래를 묘사한다. 이제 사원이 된 장그래도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는데 그 사원이 속한, 규모가 더욱 큰 기업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이 뒤따른다. 무수히 많은 회의를 거쳐 결정을 해도 집행하는 마지막 순간엔 망설이게 된다.

최근 한 업체는 해외 공장 증설 계획을 유보했다. 회사의 발목을 잡은 건 얼어붙은 시장 상황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은 값싼 원자재 수입에 그치지 않고 공정 과정을 건너뛴 완제품까지 들어오는 상황이다”며 “저가 수입재에 잠식되게 놓아두기엔 아까워 베트남 생산으로 제조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2020년 실행 예정이었던 공장 증설 계획을 결국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며 "변수는 없었다. 늘어난 공급량만큼 국내 수요가 버텨줄지가 마지막 순간에 의문으로 떠올랐다" 고 말했다.

지난 2019년에 감소 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부문은 설비 투자였다. 관련 전문가는 업계가 설비 투자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 불안감을 지목했다. 산업 전반에 있어서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가 떨어지는 움직임이 보였다. 

공급 과다를 지적받는 상황에서 판매량 증대를 결정하기란 여간 힘든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업체는 수입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 집중했다. 시장을 차츰 늘려온 수입재를 대체해 내수 시장을 되찾아올 계획을 세웠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은 그 너머를 생각했다. 

자동차용 볼트를 만드는 곳은 창사 이래로 가장 긴 신년 휴가를 보냈다고 말했다. 우리가 마주한 불황이 만만찮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저앉기를 자처하는 기업은 없다. 각사별로 지난해 경험한 불황을 저점으로 올해는 반등할 계획을 세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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