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배터리 재활용, 업체 난립 가능성↑…생태계 혼란 ‘우려’

이차배터리 재활용, 업체 난립 가능성↑…생태계 혼란 ‘우려’

  • 분석·전망
  • 승인 2020.01.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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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간언 기자 ku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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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등 포항 특구 업체, 사업 진출 가시화…기술·경쟁력 ‘의문’
2030년 폐차 배터리 대량 발생 전망…주원료 공정스크랩 “수급 불안 불가피”
성일하이텍 등 기존 업체 성장 국면…포항 특구 업체 사실상 후발 주자

  이차배터리 재활용이 미래먹거리로 각광받으면서 산업 초기 단계임에도 많은 업체들이 진출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생태계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포항 규제자유특구에 재활용 업체들이 대거 입주할 것으로 알려져 “떡도 없는데 사람들만 모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이강덕 포항시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문재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사진 출처:GS건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이 포항에서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식을 갖고, 재활용 사업에 대한 포부와 계획을 알렸다.
 
  협약식에서 GS건설은 향후 3년간 포항 영일만 4산업단지 일대 11만9,000제곱미터(3만6,000평) 부지에 공장을 세울 것이며, 토지매입(180억원)과 공장 건설(300억원), 기계설비 구축(52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GEM 등 중소기업이 배터리 수집과 해체, 광물질 분쇄 등 기초 작업을 실시하면 GS건설 등 대기업이 희유금속 회수를 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는 게 포항 특구의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면 2023년 이후 포항 특구에 전처리와 재활용 업체가 6개사 이상 들어서게 된다.

  타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추진 중인 업체들까지 합치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재활용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국내 재활용 업체들이 사업을 본격화하기도 전에 치열한 경쟁에 돌입해야 하며 많은 난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각 업체들이 원료 확보와 생존을 위해 타 업체를 도태시키는 것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폐차 이차배터리가 2030년부터 대량 발생할 전망이며 그전까지는 공정스크랩(불량 제품)과 소형 배터리를 주원료로 사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 발생 공정스크랩과 소형 배터리는 군산의 성일하이텍과 구미의 타운마이닝리소스가 대부분 재활용하고 있다.
 
  국가적 홍보로 인해 포항 특구 업체들이 재활용 선도 업체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업을 진행한 업체들이 있다.
 
  특히 성일하이텍은 오는 3월 2공장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져 조만간 세계적 수준의 재활용 능력과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해외 공장에서 전처리한 이차배터리(블랙파우더)를 국내로 가져와 원료를 충분하게 확보함과 동시에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 화유코발트가 대주주인 타운마이닝리소스는 정상급 업체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LG화학과 거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게다가 세계 최고 건습식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업체들도 원료만 확보된다면 사업에 진출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신규 업체가 더 증가할 수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차배터리 재활용은 위험성과 환경보호 등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수익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아주 많다”며 “단순하게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부터가 여러 면에서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용 업체 급증으로 경쟁이 심화될 경우 비싼 가격에 원료를 구매해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며 “또한 제품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큰 만큼 희유금속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경우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항 특구 업체들이 기술력을 확보했다고는 해도 화학·비철 업체들이 아니기에 향후 설비 효율과 운영 등에 대한 이슈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재활용 기술이 습식에서 건습식으로 특성화되고 있는 데다가 다양한 희유금속이 회수되는 만큼 기술 실현과 안정화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회수한 니켈과 코발트, 리튬, 구리, 망가니즈 등을 수요 업체에 맞춰 제품화해야 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차배터리 업체가 전량 소비하는 가치사슬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매우 특수한 관계가 아닌 이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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