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화협회 해산에 대한 안타까운 소견

한일문화협회 해산에 대한 안타까운 소견

  • 철강
  • 승인 2020.03.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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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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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년간 활동해온 사단법인 한일문화협회가 안타까운 해산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이사회를 통해 해산을 결정하고 오는 4월 17일 법인해산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1999년 설립된 한일문화협회는 그동안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일본 유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사업과 더불어 이들 유학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지원활동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20년간 무려 589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한일문화협회가 설립된 것은 포스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포스코가 창립돼 건설할 당시 일본으로부터 재정과 기술 등의 지원을 받았고 그 후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발전하게 됐다. 

포스코 창업 멤버들은 1968년 창업 당시 일본 JG기술협력단과 설비 공급사인 신일본제철이나 일본강판과 그 외 지원 요원 간부나 직원들이 현장에서 보여준 근면함이나 성실성은 매우 인상 깊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특히 일본기술협력단장인 고(故) 아리가도시히코 씨의 국경을 초월한 헌신적이며 사심 없는 협조는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더욱이 아리가 씨는 포스코 1기 건설 이후 신일본제철 감사역을 끝으로 퇴직한 후 일한문화협회 회장으로 한일 양국의 친선과 교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에 감명 받고 이에 동참하고자 하는 취지로 한일문화협회가 창립됐다.

그동안 협회의 지원을 받아 학업을 마치고 한국이나 자국으로 돌아가 취업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장학생들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또 우리가 자랑하는 문화를 일본 내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등 순수한 민간차원에서의 교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 활동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 한일문화협회는 해산 절차를 밟게 됐다. 

현재 국내에는 일본과 교류하는 민간단체가 몇 군데 있지만 대부분 한일 관계 악화 등의 이유로 활동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잇단 규제와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으로 국민의 반일 감정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과의 교류 자체를 피하는 움직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한편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를 문화교류에 적용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은 문화 교류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일문화협회 해산 배경 역시 악화된 한일관계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지속돼온 한일관계의 악화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협조가 소원해졌고 그 의미도 점차 퇴색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간의 정치적 이슈가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활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 상황과 맞물려 지난 20년 넘게 순수한 의미로 활동해온 한일문화협회의 해산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다.

비록 여러 가지 이유로 해산이라는 수순을 밟고 있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에 노력해온 한일문화협회의 설립 취지와 의미는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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