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의 조건

황병성 칼럼 -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의 조건

  • 철강
  • 승인 2020.12.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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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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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구인난이 한여름 가뭄처럼 경영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고 호소한다. 특히 철강 금속 및 뿌리 업계의 구인난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스갯소리로 ‘보쌈’이라도 해오고 싶은 심정이라는 어느 경영자의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중소업체들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야만 해결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쪽에서는 구인난으로 힘겨워하고 다른 한쪽은 구직난으로 방황하는 청춘이 많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홀아비 사정을 과부가 잘 안다는 말이 있다. 서로의 어려움을 잘 아는 만큼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좋은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텐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이것은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쪽 다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분명 해결책도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임금과 근무조건, 복지제도 등이 대기업보다 못하니 눈이 높아진 그들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너나 나나 대기업만 선호한다. 그렇다고 대기업 취업 문이 넓은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취업 재수생이 늘어나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취업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구인난의 원인을 취업 준비생에게 다 전가할 수 없다. 그들이 중소기업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원인 제공자의 잘못이 크다.

세대 차이는 과거부터 있었다. 이른바 ‘꼰대 문화’ 의 틀에 갇힌 경영자와 임원들이 버티고 있는 중소기업이 문제다. 그들이 젊은 세대들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옛날 우리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문화가 아직 만연해 있다. 이러한 문화는 액자 속 그림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런 직장은 설사 젊은이들이 입사했다 하더라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복지제도도 낙제 수준인 업체도 많다. 직원을 채용하려면 이런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 지금은 과거 봉급만 주면 머슴처럼 부려 먹어도 됐던 시대도 아니다.

우리나라 비교적 잘 나가는 중소기업들은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려 배려한다.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중 한 업체의 역발상에서 직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뜨겁게 느껴진다. 회사원들은 매일 분초를 다투며 출근 전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런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고자 한 달에 한 번 2시간 늦게 출근하는 ‘지각 데이’를 시행해 사기를 북돋아 준다고 한다. 물론 한 달에 한 번이지만 회사가 자신들을 위해 관심을 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애사심이 샘물처럼 솟을 것이다.

이러한 복지제도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소기업은 조직규모가 작기 때문에 CEO의 경영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원들도 예외일 수 없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것이 중소기업 최대 장점이다. 직원들을 위해 골프연습장을 설치하고, 수시 간식 행사를를 시행하며, 장기근속자 포상 여행, 본인 및 배우자 생일에 조기 퇴근 등을 과감히 시행할 수 있는 경영자가 몇 명이나 될까? 결국 CEO의 경영마인드가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만드는 시발점이다. 전술한 조건이라면 구직자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취업하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장점을 대기업보다 쉽게 열린 문, 능력 우선주의, 고속 승진, 자기 계발 기회 제공,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꼽는다. 이러한 장점 위에 CEO의 비전과 임원 역량을 결합한다면 분명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될 것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푸념만 하지 말고 기업다운 기업을 먼저 갖춘 후 구직자를 기다리는 것이 이치에 맞다. 여기에 젊은이들의 감성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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