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2) "한국재료연구원 소재강국 실현 밑거름 되겠다"

(신년대담 2) "한국재료연구원 소재강국 실현 밑거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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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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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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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KIMS) 이정환 원장

독립연구기관 승격 … 산학연관 협력 허브 역할 수행
수입의존 따른 리스크 감소와·핵심소재의 국산화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이정환)이 소재강국 실현을 향한 새로운 항해의 돛을 올렸다.

한국재료연구원은 지난 12월 4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연구원 본관동 강당에서 개원식을 개최하고 설립 의미와 승격 과정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재료연구원은 기존의 한국기계연구원 부설기관이었던 재료연구소가 독립법인으로 승격하여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4월 29일 본회의를 열고 재료연구소의 승격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뤄낸 결과다.

한국재료연구원의 설립 취지는 ‘국가 소재연구의 허브 및 리더’역할이다. 국가에서 한국재료연구원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컨트롤타워, 소재분야 산·학·연 협력 허브 역할을 부여했다는 측면에서, 이름과 위상에 걸맞은 국가 소부장 대응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재료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선임된 이정환 원장을 온라인을 통해 만나 연구원의 역할과 산업계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재료연구원 이정환 원장
한국재료연구원 이정환 원장

▶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재료연구원이 정식 출범했다. 연구기관 독립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 완제품 조립·가공 기술이 세계적으로 평준화 되면서 소재가 제품의 부가가치와 타 산업에 미치는 기여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재부품의 기술력 제고는 동남권 자동차·조선·기계·발전 등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에 지역 기술혁신의 거점기관인 ‘부설 재료연구소’가 독립기관인 ‘한국재료연구원’으로 새롭게 승격하는 게 절실한 부분이었다.

한국재료연구원으로의 승격은 연간 7,000억원에 달하는 소재분야 정부 R&D의 연구 효율화와 산·한·연·관 협력의 허브 및 리더로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에 재료연구소의 독립을 오랫동안 추진해왔고 현재의 원 승격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16년 물질재료연구기구(NIMS)를 독립행정법인에서 특정국립연구개발법인으로 격상시켜 연구자원을 집중화 하고 첨단기술 확보에 꾸준하게 매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 동안 독립법인의 종합 소재연구기관이 부재했으나 이번 연구원의 출범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앞으로 재료연구원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역할은 무엇인가?

▷ 한국재료연구원의 설립은 국가로부터 ‘국가 소재연구의 허브 및 리더’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재·부품·장비의 구심점, 소재분야 산·학·연 협력 허브 역할을 맡아 이름과 위상에 걸맞은 국가 소부장 대응의 전초기지로 자리 잡는 것이 연구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역할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허브’, ‘스마트’, ‘글로벌’을 말씀드리고 싶다. 첫 번째 ‘소재 연구개발 컨트롤타워(허브)’는 원 승격 및 독립화 추진과정에서 꾸준하게 주장했던 전통 과제였다. 지난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정에서 이를 국가 차원의 소재산업 비전으로 삼아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한다.

두 번째 ‘소재연구 스마트화(스마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을 비롯한 최신 융합연구 트렌드를 반영한 연구혁신 미션이다. 각각의 연구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구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축적한 데이터를 가공 분석함으로써 다시 후속 연계 연구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자 한다.

마지막 ‘글로벌 소재 연구기관(글로벌)’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 연구기관과 협력해 코로나19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자는 미션이다. 연구원의 출범과 더불어 향후 미래 핵심 연구 분야로 바이오 소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다른 국영 또는 민영 연구기관과는 어떤 차별성을 둘 것인가?

▷ 한국재료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국내 유일의 소재종합전문연구기관이라는 측면에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을 가지고 있다. 향후 이에 기반을 둔 연구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자 한다. 또한 국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에 기반을 둔 연구개발(R&D) 활성화, 그리고 국제적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R&D플랫폼 마련에 힘쓰고자 한다.

이와 함께수요자 중심의 연구개발 수행은 물론, 현재 진해 여좌지구 옛 육군대학부지에 조성 중인 제2재료연구원, 즉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를 통해 소재기술혁신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외 기관 간 융합협력 연구를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모멘텀 마련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외에도 연구원은 원천기술·응용개발·실용화·기업지원의 전주기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 R&D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연구자의 연구몰입도를 높여 연구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1~2년의 단기 연구과제를 벗어나 5년 이상의 중장기 대형과제 중심으로 개편해 미래선도 원천기술에 보다 집중하여 한국재료연구원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고자 한다.

▶ 현재 연구원 산하에 7개의 연구본부를 두고 있는데, 철강 및 비철금속 분야와 연관성이 매우 높다.

▷ 우리 연구원은 현재 철강재료의 고기능/고부가가치화, 타이타늄의 자립화 연구, 알루미늄의 특성 향상 및 신기능 부여, 마그네슘의 고기능화, 고온재료의 고성능화 및 내환경성 향상, 특수합금의 한계 돌파 등과 관련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철강 및 비철금속 분야는 기존의 기계 산업의 한계를 넘어 첨단소재 개발을 향한 연구로 이어지고 있으며, 해당 기계 산업에 첨단소재를 적용하는 건 향후 기계 산업의 품질 향상, 부가가치 증대 및 경쟁력 강화를 결정하는 근간이 된다.

일례로 1~2만 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매 가능한 등산용 칼은 칼끝이 쉽게 뭉개져서 열악한 환경에서의 사용을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칼끝의 미세조직을 제어하는 첨단소재 기술이 적용된 등산용 칼은 강도가 높고 날이 쉽게 뭉개지지 않아 척박한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30~60만원 정도의 고가로 판매도 가능하다.

지멘스와 GE는 기존의 오래된 기업구조를 개선하고자 산업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틀을 개척한 바 있다. 여기에 기계소재산업의 첨단화를 위해 막대한 데이터 연결과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공학까지 도입한다고 한다.

연구원은 지난 수년 간 신합금 설계, 미세조직 및 물성예측, 신공정 개발 등 첨단기계소재 개발을 가속화하고자 가상공학 및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는 연구원이 위치한 창원산단이 기존의 단순 절삭가공 수준의 산업시스템을 넘어 첨단기계소재산업으로 변화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실제적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설명해 달라.

▷ 여러 지역기업이 경기회복을 넘어 첨단화 하는데 한국재료연구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경남의 주력산업인 조선해양, 기계산업 등의 경기 침체를 타개하고 첨단기술 산업단지인 밀양나노산단과 진주항공산단 등의 육성을 위해서는 첨단소재 기술의 뒷받침이 필수다.

지난 해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등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연구원은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의존에 따른 리스크 감소와 핵심소재의 국산화를 추진하는데 힘써 지역기업의 상생을 도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진해 여좌지구에 조성 중인 제2연구원, 즉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도 포함되는 내용이다.

핵심소재를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기업의 매출 발생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재료연구원은 산·학·연 소재 협력연구의 중심 연구기관으로 자리해 지역과 함께 하고 지역에 봉사하는 기관으로 지역 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 당초 2021년까지의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가 세계 1등 기술 5개 확보인데, 성과가 어떠한가?

▷ 한국재료연구원은 지난 2012년부터 대내외의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연구원이 보유한 기술 중 세계 최고 기술 수준 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기술을 대상으로, ‘세계1등 기술’을 선정하고 있다. 선정과정은 SCI(E) 논문 수,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피인용 수, 국제특허 출원 및 등록 수, 국내외 기술이전 횟수 및 기술료, 분야별 저명 연구자 추천서(국내 및 해외 각 1명), 현장검증(Lab.실험, 동영상 등), ASTM Code 등재, 표준화, 시상, 언론보도자료, 대국민 공개 검증 등의 심사지표를 다루게 된다.

2020년 현재 기준으로 △강판이나 폴리머 등 유연소재 표면에 신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표면처리 원천기술 △폭 1m 상당을 세라믹 분말로 코팅할 수 있는 기술 △풍력발전의 핵심인 터빈 블레이드의 성능을 평가하는 이축피로 시험기술 △첨단 미래산업의 쌀인 타이타늄의 미세조직을 나노 구조화해 특성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안전과 환경, 특성을 모두 만족시켜 수송기기용 초경량소재 시장 선점이 가능한 3세대 난연성 마그네슘 합금 △잘 휘어지고 잘 복원되며 인체에 무해한 플렉서블 타이타늄 개발 △20㎛ 두께의 무수소 DLC(Diamond-Like Carbon)막 세계 최초 구현 기술 △플라스틱 필름의 진공표면 처리와 금속 코팅을 이용해 저가 대량 생산이 용이한 분자감지용 기판소재 원천기술 △세라믹 소재를 활용 가능한 3D프린팅 공정 개발 및 기능성 골이식재 개발의 총 9개 세계1등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우수한 기술을 개발 및 발굴하고자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 제2연구원은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 현재 우리 연구원은 제2연구원 조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의 지원을 끌어내어 진해 여좌지구 내 옛 육군대학 부지를 확정했고, 초기 설계에 필요한 국비 5억원도 확보했다. 제2재료연구원, 즉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는 연구원이 내세우고 있는 초고온 극한환경 에너지 소재, 스마트소재 공정기술, 환경 유해물질 제거소재, 플라잉카 소재 등의 10대 연구과제를 비롯해 신규 융합연구와 실험실 중심의 도전적인 R&D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한국재료연구원을 소재 산·학·연 협력 허브로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11월 26일, 창원시와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연구원은 현재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본원은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여좌지구의 제2연구원은 제조업 혁신을 지원하는 소재기술 실용화 전진기지로 조성하고자 한다.

앞으로 첨단제조산업의 핵심은 ‘소재기술’이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첨단소재 실증연구단지’ 조성을 통해 창원의 제조산업을 첨단소재,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엔지니어링 서비스가 융합되는 신제조산업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마지막으로 연구원 초대 원장으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 한국재료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견인 역할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소재기술,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및 자립화 등 국민 삶의 질 제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세먼지와 지진 등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소재 기술 개발을 통해 사회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대규모 재해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있는 안전체계 구축과 국민건강 및 안전문제 해결을 위한 R&D투자 또한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재료연구원은 ‘소재강국 실현’이라는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가지고 있다. 산업체와 학교, 관계부처는 물론 지역의 경제계와 상공인 여러분들까지 폭넓은 소통과 협력으로 국민을 위한 ‘소재’ 개발을 위해 저를 비롯한 한국재료연구원 구성원 모두가 꾸준히 노력하겠다. 한국재료연구원의 모든 활동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한국재료연구원 전경
경남 창원에 소재한 한국재료연구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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